'일자리 정부' 첨병 vs '의욕 과잉' 2진…국정기획위를 보는 엇갈린 시선

[the300][런치리포트- 국정기획위의 한달, 무엇을 남겼나]①국정기획위 활동 살펴보니

해당 기사는 2017-06-2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 "국세청과 세정당국이 종교인 과세에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종교인 과세 유예 입장을 내놨다. 이미 2년 유예된 상태인 종교인 과세를 유예한다는 김 위원장의 입장 발표에 청와대는 "조율을 통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당혹감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위원장이 당론과 무관하게 의견을 피력해 혼선이 생긴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미래부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 최민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은 지난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통신비 인하 대책과 관련, 미래부의 이행의지가 없다"는 이유였다. 다음날 국정기획위는 이에 대해 분과위원장 등과 협의된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국정기획위 안팎에서는 최 위원의 '돌발행동'이라는 말이 돌았다. 

   

출범 5주차에 접어든 국정기획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 않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국정기획위를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 국정과제 확정에 기여했다는 평이 있는 반면, 조급함과 전문성 부족으로 혼란을 야기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 성과를 낼 수 있는 개별 공약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전반적인 로드맵 작성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나무'에 집착하다가 '숲'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정위는 최종 활동 보고서를 이번주 후반 발표한다.

   

 

◇ 태생적 한계 극복하고 '일자리 정부' 힘 싣기 1등공신 = 국정기획위는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았다. ‘5년 로드맵 작성’이 과제였다. 각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201개의 문 대통령 공약을 100여개로 추리는 작업도 국정기획위의 몫이다.  

 

작업은 쉽지 않았다. 당선 즉시 출범한 청와대가 인사권을 쥐고 각 부처 장·차관 인선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각 부처들은 국정과제에 대한 의견 개진에 소극적이었다. 김진표 위원장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각 부처가 대통령 공약만 베끼고, 기존 정책 표지갈이만 한다"고 비판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인수위 규모도 역대 최소 규모다. 현재 국정기획위는 30명의 자문위원, 65명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됐다.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는 246명,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는 183명이었다. "현안을 살피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전문성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국정기획위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인 '변화', '개혁', '소득주도 성장' 등을 국민과 정부부처에 제대로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국정기획위는 문 대통령의 키워드인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첨병 역할을 자처했다. 기재부 업무보고에서부터 6월 일자리 추경안을 신속하게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이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반발할 조짐을 보이자 대변인과 위원장이 위원장까지 "편협한 발상"이라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문 정부의 '철학'을 각 부처에 확실히 심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모든 공무원에 문 정부 철학을 심겠다"고 했던 김 위원장도 지난 제4차 전체회의에서 "정부 고위공무원 이상의 분들은 이제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유치원·어린이집 통합(유보통합)과 관련한 끝장토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예비 내각설'에 마음 바빠진 국정기획위…'나무' 보다가 '숲' 놓쳤나 =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국정기획위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위원들의 '의욕 과잉'이 돌발행동으로 이어졌고, 국정과제 확정에 오히려 혼란을 줬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한 최 위원의 미래부 보고 보이콧, 김 위원장의 종교인 과세 유예 발언 등이 그 예다.

 

한 민주당 3선 의원은 "국정기획위가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며 "무리해서 성과를 내려고 하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고 국정기획위의 '오버페이스'를 경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돌발행동의 이유로 '예비 내각설'을 든다. 역대 정권은 국정 연속성 등을 이유로 정부 공식출범 후 인수위 인사를 주로 내각에 중용해온 만큼 국정기획위 참여 인사들의 내각 발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러나 내각 구성이 거의 마무리된 19일 현재 국정기획위 출신 장관은 김은경 사회분과위원 1명 뿐이다.

 

'2기 내각설'도 분과위원들을 자극했다. 국정기획위에 대선 기간에서 큰 역할을 했던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힘을 보탰다. 1기 내각에서 당장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을 발탁하기 어려우니,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꾸릴 2기 내각 인재풀을 미리 꾸린다는 그림이다.

 

그러나 이에대해 당 안팎에서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봤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국정기획위는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함께했던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자리를 주고 자신을 도와달라는 의미"라며 "추후 내각 구성을 위한 인재풀 등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개별 과제에 집착하다가 전체 국정 로드맵을 그려야 하는 국정기획위의 본문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테면 통신비 인하 문제다. 전문가들은 국정기획위가 '통신비인하'에 매몰돼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과제 선정을 놓쳤다고 지적한다. 산업정책과 혁신생태계 전반을 보면서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이 나와야하는데 전혀 보이지 않는단 얘기다.

 

한 국책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부처가 매달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살아남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5년 계획을 짜는 국정기획위에서 이런 전략과 과제에 대한 논의가 없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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