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전격사퇴'에 당혹스러운 與…"차라리 아침에 했다면"

[the300]예상 못한 '자진 낙마'…"與 의원 사이에도 靑에 자진 사퇴 여론 전달"

여성비하·허위 혼인신고 등의 추문에 휩싸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안경환 후보자 스스로 사퇴할 기미는 없었는데…"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저녁 전격 사퇴하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자가 이날 저녁 늦게 돌발 사퇴하면서 여당 의원들도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사전 교감 없이 통보된 사퇴로 인사청문 정국에 큰 변수가 생겨서다.


법사위의 다른 여당 의원은 "차라리 오늘 아침 (기자회견 당시) 사퇴하지 그랬나, 그랬으면 보기도 좋고 욕도 덜 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사위 안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법사위에서 이런 입장을 청와대에도 전달했다"며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이 아쉽다"고 말했다.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사위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주말 사이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은 다음주 초쯤에나 안 후보자와 만나 청문회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었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여당 의원들은 안 후보자에 대해 그의 왜곡된 여성관이나 도장을 위조한 일방적인 혼인신고, 아들의 학적 의혹 등으로 비판 여론이 늘어나자 부담을 느꼈다. 실제 안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기 전까지는 청와대와 여당 사이에 잡음이 많았다는 것이 여당 인사들의 중론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오늘 아침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여론이 더 나빠진 것 같지만 물론 오늘 저녁에 안 후보자가 사퇴하리라고는 몰랐다"며 "청와대가 계속 가자는 분위기였고 여당은 일단 정권 초니까 개인적 의견을 자제해 왔다"고 했다.


여당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안 후보자 자진 사퇴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저녁 구두논평을 통해 "안 후보자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은) 앞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남은 인사청문회에 적극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먼저 지명 철회 가능성을 말한 것은 '국민의 뜻을 본다'던 문재인 정부의 일관적인 인사 기준이 나타난 것 아니겠냐"고 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이날 저녁 입장발표문을 통해 "오늘 이 시간부로 법무부장관 청문후보직을 사퇴한다"며 "문재인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만 해도 자청해 연 기자회견에서 사퇴 뜻이 없다고 했다. 다만 오후 늦게 청와대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결정적 하자가 나온다면 대통령이 지명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힌 후 약 2시간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당청 간의 이같은 기류가 안 후보자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여당 일부 의원들은 안 후보자 외에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내정자 등 '여성혐오'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인선에도 각자 불만을 표시했다. 여당의 한 여성 의원은 "청와대에 탁 내정자 인선을 철회할 수 없냐는 뜻을 전달했지만 '도저히 안 되겠더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금융위원장 자리에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됐다는 설이 돌면서 국회 정무위원회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김 전 위원장이 이명박정부 당시 금융위원장으로서 외환은행 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PEF)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해 해외 자본의 '먹튀(먹고 도망가다)' 주범이라는 것이 이유다. 정무위 박용진 의원의 경우 아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같은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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