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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부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다. 당장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가 이어진다. 야당은 벼르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고민은 커졌다. 그는 집권 초 인사청문회 벽에 막히자 양해를 구했다. 지난달 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구체적인 인사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국정기획위는 곧바로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 1일 첫 회의를 열었다. 다만, 새롭게 만들어질 기준은 이번 초대 내각엔 적용되지 않는다.
역대 대통령들도 문 대통령처럼 인사청문회 문제점을 지적했다. 훌륭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앉히고 싶어도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국정동력을 상실해서다. 능력을 바탕으로 검증해야 할 인사청문회가 개인 신상털기에 머물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물론 대통령들도 도덕성에 문제가 많은 공직 후보자는 낙마가 맞다고 본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거나, '해외근무' 등 피치 못할 상황에 따라 이뤄진 경우에 한해선 능력을 더 우선시 해야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시스템을 바꿨다. 2005년 1월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취임 사흘만에 도덕성 시비로 사퇴하자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바꾸라고 지시했다. 국무위원의 경우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 하루정도 인사청문을 받는 방안이 나온 배경이다. 2005년 7월 이후 모든 국무위원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도 인사청문회 대상이 됐다.
이명박 정부때도 청문회 제도에 변화가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초 방송좌담회에서 "청문회는 정책 능력을 검증해야하는데 우리는 정책은 없고 신상만 갖고 검증한다"며 "이런 점을 보완하면 청문회 제도는 좋다고 본다"고 했다. 실무진은 문제점을 검토했고, 이듬해 3월부턴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2014년 5·6월)하자 "현행 인사 청문회 제도에 개선할 점은 없는지 짚어보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했다. 청와대는 인사수석실을 설치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야당은 "인사청문제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고 대통령의 안목이 문제다"고 일갈했다.
경제부처 전직 장관은 "과거 70~80년대 경제가 성장하던 시절엔 크게 문제가 안됐던 것들이 최근 기준으론 엄청난 범법행위로 간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에이스' 공직 후보자라면, 그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국가를 위해서 더 좋다"며 "도덕성은 훌륭하지만 능력이 없다면 국민이 더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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