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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 A씨는 최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떤 대선 주자를 지지하는지를 묻는 여론조사 전화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해야 한다고 믿는 A씨인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주말에 촛불집회에 다녀왔다는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도 A씨는 ‘황교안’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샤이 보수’(숨은 보수) 관련 얘기다. 탄핵 정국 속 속내를 숨기는 보수가 적잖을 것이란 기대에서 출발한다. 22일 자유한국당이 개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 토론회. 토론자로 나선 장욱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과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전희경 의원은 "샤이보수의 유무보다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보수의 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샤이 보수는 있다" = 발제자로 나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샤이 보수 현상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전화면접, 자동응답방식, 스마트폰 앱 등 여론조사기관의 조사방법에 따른 차이는 기본이다. 구체적으로 △문항의 차이 △표본 샘플링 방법 △유무선 비율 △조사의뢰 언론사의 정치성향 △조사시기 등도 영향을 미친다. 주관식 전화 응답의 경우 응답자가 응답할 당시 주변 환경에 따라 속마음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샤이보수 현상의 증거로 최근 여론조사의 예를 들었다.
지난 18대 대선때 누구를 찍었는지를 물어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다는 응답이 37.3%에 불과한데 이는 실제 득표율(51.6%)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대표는 "지난해 4·13 총선 전에는 박 대통령을 뽑았다는 의견이 60% 수준으로 오히려 높았었다"며 “샤이보수현상이 최순실게이트 등 탄핵정국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론도 있다. 융희웅 오피니언라이브 대표는 “특정국면에서 위축되는 모든 민심을 ‘샤이’로 해석하면 변화하는 여론을 곡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동하는 샤이 보수'가 중요 = 토론자로 나선 장 연구위원은 "2007년 17대 대선에는 샤이진보 현상이 있었다"며 "당시 샤이진보는 여러가지 상황을 보고 투표를 대거 포기했다. 우리도 그런 면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도 "샤이보수 현상이 미국의 '샤이트럼프' 현상처럼 되려면 그 사람들을 투표소로 데리고 나올 만한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보수의 혁신을 통해 보수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나오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도 "한번도 가지 못한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빨리 자유한국당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숨은 보수표가 보수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주장도 적잖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샤이보수가 모두 한국당을 지지하는 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안희정 충남지사 등으로 보수 표심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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