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대선주자 사용설명서-문재인

[the300](종합)

신드롬→필패론→대세론, 문재인의 인생3막 결말은



개인의 삶은 시대와 분리할 수 없다. 어제와 단절된 오늘도 없다. '대세' 대선주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삶이 증명하는 일이다.

문재인의 인생은 크게 세 토막으로 구분된다. 제1막은 청년기다. 이때를 규정하는 키워드는 '시대'다. 부모가 함흥에 살다 전쟁중 피난을 왔으니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시대의 영향을 받았다. 고교시절 학생운동, 대학 땐 제적, 군입대와 백수 생활이 이어졌다. 사법고시에 합격했지만 판사나 검사를 할 수 없었다. 학생운동 전력이 영향을 줬다. 문재인은 변호사가 돼 부산으로 갔다. 

그의 나이 서른, 노무현 변호사와 만남은 제2막을 열었다. 문재인 스스로 '운명'이라 규정하는 시기다. 문재인이 본래 갖고 있던 정의감이나 가치관은 곧 정치인이 되는 노무현을 만나 더 강해졌다. 부산의 시민사회에 결합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때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청와대 민정수석, 정무특보, 비서실장 등을 거쳐 '왕수석' '왕실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독하게 일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이가 다 빠졌다. 지금 치아는 임플란트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는 인생 후반부를 뒤흔들었다. 이 흔들림은 2012년 정치도전, 즉 제3막으로 이어졌다. 시작은 신드롬이었다. '운명'은 1년만에 23만부, 합계 약 30만부가 팔렸다. 정치를 시작하자마자 두터운 팬층을 만들며 유력 대선주자가 되는 데 이 책이 결정적이었다. 그 책의 '인세'는 문재인 스스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대선 패배로 좌절을 맛봤다. 이후 여정은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다. 대선패배 후보로는 최다인 1469만표, 득표율 48%를 얻었지만 '아무리 잘 해도 48%일 것'이란 불가론에 막혔다. 호남의 민심을 얻지 못했으니 이길 수 없다는 필패론에 발이 묶였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에 당선됐지만 정치적 수난이 이어졌다. 국회의원 재보선에 패배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 독자세력을 구축했다. 지역으론 호남, 이념으론 중도보수층이 안 의원을 따라 이탈했다. 메르스 사태 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지율 1위로 치고 오르면서 문 전 대표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바닥'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전방위 인재영입 노력은 '친노'나 '친문 패권주의'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대중적 인기는 '당심'으로 이어졌다. 결정적인 한방은 2016년 가을에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게이트 이후 정권교체로 여론이 확 쏠렸다. 이른바 '촛불민심'의 시대,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됐다.

청년기인 1막은 시대에 휩쓸리고, 노무현과 함께 한 2막에선 '주연' 곁의 조연이었다. 정치인이 된 제3막에선 주인공이다. 자신의 운명을 직접 쓰고 있다. 시대에 끌려가기보다 새로운 시대를 직접 열겠다는 각오다. 문재인의 인생 3막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뇌구조 & 파워분석]

그의 경력은 대선도전에 빛이자 그늘이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은 '운명'처럼 정치에 입문했다. 강력한 지지기반을 흡수했지만, 비호감 비토 세력도 그만큼 많다. 불가피한 입대였으나 특전사 경험은 역대 어느 대선주자에게서도 볼 수 없던 '포스'를 준다. 문 전 대표는 이걸 바탕으로 '진보진영은 안보에 취약하다'는 고질적인 프레임에 문제제기도 한다. "특전사를 나온 제가 빨갱이면 군대 제대로 안 간 사람은 뭡니까." 그래도 안보 불안감은 패권주의, 지역주의 논란과 함께 여전히 대세론을 위협한다. 여권 대항마로 꼽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 유동성이 커진 것도 변수다.

문 전 대표 주변을 종합하면 그의 머릿속 최우선 과제는 정권교체. 개인으로서도 대선 3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선 화두는 일자리 창출. 참여정부가 정치적 민주화에 주력, 양극화 등 삶과 민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본다.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간다"는 신념은 여전하다. 이건 정치적 타협이나 협상에 능하지 않다는 단점도 된다. 

아내 김정숙 여사는 호남 민심을 돌려세우는 데 묵묵히 나서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스스로 "화요 홀아비"라고 불렀다. 김 여사가 화요일마다 지방에 머문다는 뜻이다. 덕분에 '혼밥'도 가끔 한다. 메뉴는 즉석밥, 라면, 계란프라이 정도다.

도덕성 면에선 흠 잡을 데가 적다. 스스로 "검증이 끝난 후보"라고 자부한다. 양산 자택의 집 처마 끝이 하천 위를 침범(?)했다는 이른바 '처마 게이트' 정도가 있었지만 더이상 논란이 없다.



'모태 고구마' 문재인의 대세론…"하루아침에 안돼요"

'고구마 전개'. 남주(주인공)와 여주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느리고 답답한 드라마를 이렇게 부른다. 정치권에도 고구마가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때로 답답해 보일만큼 원칙을 고집하고 신중하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사이다(이재명) 쌀밥(안희정) 보약(유승민) 등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면 '고구마'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고구마'의 면모는 당대표 시절 두드러졌다.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당대표의 카리스마와 장악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문 전 대표는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마련한 '셀프디스'를 통해 "인권변호사로 일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며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는다"고 자신의 '고구마스러운' 성격을 고백했다. 변호사 출신답게 언어를 논리적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목소리나 발성의 한계로 달변가는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고구마 이미지는 마냥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사실 고구마는 영양가 좋은 건강식품이다. '신중한 원칙주의자'의 면모는 오히려 지지자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겨우 제기된다는 의혹이 양산의 집 처마를 둘러싼 '처마게이트'일 정도로 청렴함도 검증받았다. 탄핵 정국 속에서 사람들은 가장 안정적으로 정권교체를 해줄 후보를 찾았고, 그게 '문재인 대세론'이 됐다. 

'고구마'는 그와 잘 어울린다. 그는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자신의 과거사도 공개했다. 사춘기 때는 "한 여학생을 속으로만 좋아하다가 제대로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짝사랑으로 끝냈다"고 했다. 책에는 문 전 대표의 '직문직답' 코너도 있는데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수상연설의 첫 문장은?"이라는 질문에 "신사숙녀 여러분!"이라고 답했다. 사랑도 유머도 고구마다.
지난해 10월2일 쌀값 폭락 대책마련을 위해 전북을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전북 김제시 공덕면 RPC를 방문해 쌀값 폭락 대책으로 생산하고 있는 고구마를 밭에서 캐고 있다.2016.10.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2017년 조기대선 가능성 속에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그의 '준비'는 '변화'로 나타났다.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운명에 의해 대선에 출마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정치 신인이었던 그는 이제 '뉴문(새로운 문재인)'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내가 대세 맞더라"며 자기 자랑도 하는 '정치적 인간'으로 변모했다.

대선 캠프도 지난번과는 질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의 늦은 후보 단일화로 인해 대선 체제에 몰입하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등극하며 안정적으로 경선 이후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경선의 관건은 그가 과반을 확보해 결선투표 자체를 무산시켜 본선으로 직행을 하느냐 마느냐에 맞춰져 있다.

문 전 대표는 올해 대선주자 중 공약이 가장 구체적으로 짜여져 있다. 대선을 앞두고는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출간해 공약을 빼곡이 담았다. 공약 발표도 선제적이어서 1주일에 1번 꼴 발표를 통해 일자리 창출, 근로시간 단축, 재벌개혁,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 등의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공약만큼이나 인적 구성도 탄탄한 걸로 평가된다. 뒤따르는 후보들은 '기승전문(文)'이다. '문재인 때리기'는 곧 그들에게 주도권이 없다는 것이다.

고구마스러움 때문에 '셀프디스'를 하던 문재인은 없다. 문 전 대표는 이제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나는 든든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입도 재수, 사법고시도 재수를 통해 성공했다. "이번에도 재수에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문재인의 드림팀, 계파초월 '하모니' 숙제…핵심 인물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인재풀은 양과 질에서 이미 타 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공보·정무·정책·전략·기획 분야별로 인적구성의 스펙트럼도 넓다. 이 다양하고 방대한 인적구성을 얼마나 조화롭게 잘 이끌고 나갈 수 있을지 여부에 향후 발족할 '문재인 캠프'의 성패가 달렸다.  

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는 이른바 '3철'이 거론돼왔다.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다. '3철'의 역할은 다소 축소됐다는 평가다. 전 의원은 당 최고위원을 맡으며 당과 문 전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에 전념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의 경우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 아닌 송영길 의원측을 지지한 뒤로 활동량이 예전만 못하다.

양 전 비서관도 표면적으로는 2선 후퇴를 했다. 한 친문계 인사는 "자신이 계속 나설 경우 문 전 대표가 받을 오해를 고려해 2선으로 물러난 것"이라며 "메시지 지원 등에 전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핵심 업무인 메시지 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양 전 비서관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해석도 있다. 문 전 대표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집필 과정에도 참여했다.

제1선에는 문 전 대표와 청와대 시절부터 함께 했던 인물들부터 최근 영입인사까지 골고루 배치됐다. 공보 라인의 경우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의원과 '문재인의 비서실장' 박광온 의원이 대변인격이다. 김종천 김근태재단 사무처장, 지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지원단장을 했던 조한기 서산태안 지역위원장도 있다.

비서실장격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인사였던 임종석 전 의원이 활동한다. 임 전 의원은 인재영입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의 경우 문 전 대표의 당대표 시절부터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신동호 전 당대표실 부실장이 담당한다. 신 전 부실장이 작성하면, 문 전 대표가 직접 검토하는 방식이다. 문 전 대표의 일정은 송인배 전 양산지역위원장 등이 관리한다.

정책을 주도하는 쪽은 싱크탱크 '국민성장'이다. 주류·중도 성향의 경제학자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소장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및 주영대사를 지냈다. 조 소장은 문 전 대표는 수시로 만나 정책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성장은 참여하는 학자가 900명이 넘는 메머드급 싱크탱크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자문위원장,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은 상임고문,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부소장이다. 건국대 최정표(경제), 이화여대 서훈(외교안보), 서울대 조흥식(사회문화), 순천대 정순관(정치혁신사법개혁), 카이스트 원광연(과학기술), 대전대 안성호(지역균형발전), 제주대 송재호(정책기획관리) 교수가 각 분과 위원장을 맡아 정책 비전을 마련한다. 국민성장추진단장인 김현철 서울대 교수는 문 전 대표의 경제정책 핵심인 '국민성장론'을 발전시켰다.

전략·기획 분야에서는 전직의원과 영입인사들의 역할이 눈에 띈다. 문 전 대표의 당대표 시절 '호위무사'로 불리며 새로운 복심으로 떠올랐던 최재성 전 의원은 온라인 전략에 역할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측은 최근 야권의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정세균계로 분류돼 온 전병헌 전 의원을 영입했다. 조직 기획에 있어서는 이 분야의 전문가인 노영민·백원우 전 의원이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의원은 최근 문 전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더불어포럼' 조직에 공헌하며 수완을 발휘했다.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된다.

이밖에도 당직에 있는 인사들도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속속 합류할 태세다.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김병관·양향자 최고위원도 본선에서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양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의 상대적 취약지역인 호남 관련 '미래 자동차 클러스터'의 열쇠를 쥔 인사다.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김용익 원장, 진성준 부원장도 친문 인사다. 김 원장은 정책통, 진 부원장은 전략통인 만큼 추후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盧 못이룬 불평등 해결, "일자리 대통령" 문재인의 대안은


"참여정부는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그 당시의 시대정신에 충실했다. 그런데 정치적 민주주의가 궤도에 오르니까 국민 삶의 문제가 대두됐다. 비정규직, 양극화…참여정부가 그 점에서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열린 대선주자 초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고백했다. 그리고 제3기 민주정부가 이뤄야 할 '시대정신'은 참여정부가 이루지 못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맞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민주화 토대 위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촛불민심의 바탕에는 흙수저 논란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불평등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평등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정부의 비리와 적폐를 목도하자 더이상 참지 못하고 촛불을 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같은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복지' 보다는 '일자리'를 앞세웠다. '국민이 돈버는 국민성장', '일자리 대통령'이 그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이같은 생각은 그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 잘 나와 있다. 그는 "복지를 통해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거기엔 한계가 있다. 우선 국가재원 면에서도 이 부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며 "근본적인 건 1차 시장소득의 배분에서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분배를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일자리 대책을 약속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 및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개편할 계획이다. 공공무문에서 81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단축은 '저녁이 있는 삶'을 이뤄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질좋은 일자리'를 위해 중소기업 임금을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공정임금제를 실시하고,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정책도 약속했다.

일자리 정책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원의 문제는 '국가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 문제'라고 밝힌다. 한 해 이미 17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일자리 예산에서, 우선순위를 공공일자리 창출 등에 두겠다는 뜻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 부은 국가예산 22조원이면,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를 100만개 만든다"고도 수차례 언급했다. 

예산 확보를 위한 증세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문 전 대표는 머니투데이 the300이 실시한 신년 설문조사를 통해 소득세, 부동산 보유세, 상속·증여세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었다. 법인세의 경우 실효세율을 우선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특혜적 조세감면 제도를 고쳐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경제정책의 또 다른 축은 재벌개혁이다. 일부 총수 일가를 위한 재벌기업의 적폐를 끝내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집중투표제·노동자추천이사제·다중대표소송 도입 등으로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총수일가의 전횡을 억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금산분리 강화 및 자회사지분 의무소유비율 확대를 통해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및 편법승계를 막는 시도도 이뤄질 전망이다.


문재인의 '국가 대청소'…검찰-국정원 '나 떨고 있니?'


'적폐청산, 대청소, 국가 대개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회개혁 이슈를 밝힐 때마다 거론하는 용어들이다. 정제된 용어를 주로 사용해온 문 전 대표지만, 대선이 가까워질 수록 강한 어조의 단어를 꺼내며 사회개혁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공약한 사회개혁 과제를 보면 청와대·검찰·국정원이 도마 위에 올라와 있는 게 눈에 띈다. 문 전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구시대 적폐 청산을 위해 이 3개의 핵심 기관을 무조건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항이 크겠지만, 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문 전 대표의 24시간 일정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모조리 공개된다. 인사추천 실명제를 통해 인사 결정의 전 과정이 기록으로 남게 된다. 대통령 경호실은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은 청와대가 아니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겨간다.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보충적 수사권만 남기고 모든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게 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문 전 대표가 정권 초기부터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핵심 개혁 사안이다. 지지부진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도 가속페달을 밟을 게 유력하다.

국정원은 사실상 해체 후 재편에 준하는 대변화를 맞는다. 국내 정보수집 업무 및 수사기능은 전면 폐지되고 대북한 및 해외·국제 범죄를 전담하는 전문 정보기관으로 개편된다. 명칭도 한국형 CIA(미국 중앙정보국)를 표방한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바뀔 전망이다.

외교·안보에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는 180도 달라진 기조를 보이게 된다. 문 전 대표는 보수정권 10년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권만 다른 나라에 내주고 완벽히 실패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당당한 외교'를 내세워 동북아 지역에서의 목소리를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우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재검토, 위안부 협상은 재협상에 나선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 등 북한과의 경제교류도 재추진할 것이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구도 대화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보수정권에서 미뤄왔던 전시작전통제권은 조기환수를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주둔비 100% 부담 요구에 대해서는 '당당한 외교'를 기조로 대응할 방침이다. 주한미군이 미국의 군사적 목표에 부합하는 면도 있으므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대세론, 리스크는 없나…"기억 안나" 아니되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오전 경남 남해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2.2/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세론'을 선점한 것은 3일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대선정국이 이렇게 일방적인 문 전 대표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당장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갑작스런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남은 변수가 많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탈당 여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승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의 거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결단 여부 등 무수히 많은 산이 놓여있다. 문 전 대표도 선택을 하고, 승부를 걸 타이밍이 올 게 분명하다. 

승부수를 던지지 않고 대세론 하나만 가지고 당선되기는 쉽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DJP연합이라는 승부를 던져 신승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단일화 이슈에 둘러싸인 야권에 맞서 '김종인 카드'를 던지며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했다. 김 전 대표는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겸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와 박 대통령이 3.6%포인트 차이였는데, 그 차이는 '김종인 효과'가 결정적이었다고 본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문 전 대표도 전문 정치인 출신이 아니어서 온몸을 던지는 그런 면모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대세론에 안주하지 말고 기회가 오면 승부를 걸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작은 것을 지키다가 큰 것을 놓친다"고 강조했다.

대세론 와중에 아쉬운 점은 '메시지'에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으로 정국을 이끌어 나가더라도, 단 한 차례의 잘못된 메시지로 수세에 몰리는 모습을 수차례 보여줬던 바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 당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밝혔던 게 단적인 예다. 당시 그는 여당 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집중 포화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왜 저랬을까"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최근 발표되는 공약에서는 정책 재원과 관련된 질문에서 부실한 면모가 지적받고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확대, 근무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50만개 확보 등 정책의 취지는 좋지만, 보다 실현가능한 대책으로 보이기 위해서 재원 마련 방법을 더욱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그가 재원 마련의 해법으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 부은 국가예산 22조원이면,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를 100만개 만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하는 점은 매우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일자리 고용은 1년에 그치는 게 아니라 10년~20년 이어지는 것인데 4년 동안 투입했던 4대강 재원을 끌고 와 단순하게 비교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물론 문 전 대표도 재정운용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려 했겠지만, 비교에 부적절한 점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22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을 기대하고 있다. 보다 손에 잡히는 대책을 원하는 중도층에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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