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불사르겠다"…'강한 남자'로 돌아온 반기문

[the300] "사심없는 결정, 오래 걸리지 않을 것"…국민대통합·정치개혁 비전 제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화동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사진=뉴스1

"세계 일류국가를 만드는 데 한몸 불사를 각오가 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과 동시에 사실상 대선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간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삼가던 반 전 총장은 자신에 쏠린 기대감을 의식한 듯 강한 어조로 '국민 대통합'과 '정치개혁'의 비전을 피력했다. 조기대선 정국에서 초반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날 오후 5시40분쯤. 그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입국장은 순식간에 북새통이 됐다. 혼란 속에서도 반 전 총장은 여유있게 손을 흔든 뒤 아이를 안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지자들은 "반기문! 반기문!"을 연호했다.


반 전 총장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년간 사무총장직을 마치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 품에 들어왔다.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끝마다 곳곳에서 "박수!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인류평화와 약자 인권보호, 가난한 나라 개발, 기후변화 대처, 양성평등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지난 10년간의 업적을 보고했다. 세계무대에서 성공한 국가와 실패한 국가를 근거리에서 지켜봤다는 점과 미·중·일·러 등 주변국가와의 외교관계 중요성을 밝히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이어 각종 모순을 열거하며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나라는 갈갈이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으로 얼룩졌다. 젊은이는 꿈이 꺾이고 그야말로 총체적 난관"이라며 "민생이 흔들리면 발전이 무슨 소용인가.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간 갈등을 끝내고 국민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력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많은 이들이 권력의지를 물어보는데, 권력의지가 통일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 세계일류국가로 만드는 것이라면 제 한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즉시 대선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 전 총장은 "당장 내일부터 국민 여러분들에게 귀를 기울일 다양한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을 견제하는 정치세력에 대해선 단호한 어조로 경고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헌신하고자 하는 저의 진정성과 명예, 유엔의 이상까지 짓밟은 행태는 용서할 수 없다"며 "저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떠돌고 있는데 그 모든 것은 진실과 관계가 없다. 제 순수하고 참된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가 "용기를 잃지 말라. 우린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회견을 마치자 곳곳에서 "반기문 만세" "나라를 구해주세요"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이른 시각부터 공항에 몰려든 반사모(반기문을사랑하는모임) 등 팬클럽과 지지자들은 저마다 플래카드와 풍선 등으로 열렬한 환영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한켠에선 자리문제 등을 놓고 서로 언성을 높이는 등의 소동이 일기도 했다. 환영 열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반 전 총장의 입국 후 동선을 놓고도 적잖은 혼선이 있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우려해 승용차를 이용하려 했으나 결국 시민들을 만나겠다며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공항철도에서 시민을 직접 만나겠다는 계획은 뒤따라온 '반사모'와 취재진들로 인해 객실이 혼잡을 빚으며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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