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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청탁금지법 100일, 청렴정치 변화 몸부림

[the300]'영란세트'도 못막은 식당가 충격…쪽지예산 관행변화, 개선점 여전

1일 서울 성동구 살곶이 체육공원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 행사장에 김영란법에 국내 농축산물 제외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달려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전국한우협회가 주최하는 이번행사는 오는 3일 까지 진행되며 시중 대비 50~70% 저렴하게 한우를 구매할 수 있다. 2016.1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추석을 앞둔 9월 4일 국회 의원회관. 예년이면 국회의원이 각계에서 받고, 또 보내기 위해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쌓이곤 하던 명절 선물 택배상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 청탁금지법 시행(9월28일) 전이었지만 분위기는 시행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정치권은 청탁금지법을 통해 선물 관행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시행 100일을 맞아 돌아본 여의도 국회 주변 식당가는 메뉴 대변혁을 겪었다. 방만 수십개에 달하는 대형 보리굴비 식당은 식사대접 예외인정 한도인 '3만원'에 맞춰 2만9000원짜리 메뉴를 내놨다. 다른 식당들도 이른바 '김영란법'에 따른 메뉴인 '영란세트'를 만들었다.

그나마 메뉴를 조정해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식당들은 나은 편이다. 매출감소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폐업이나 업종전환을 고려하는 식당들도 적잖다. 연말 모임과 회식도 아예 자제하거나 규모를 크게 줄이는 분위기가 읽힌다. 여의도 식당가는 신년 분위기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 민원인, 취재진 사이 '밥 한 끼' 문화도 달라졌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한도의 점심 대접이라도 국회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모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오가는 이동도 편리하다. 과거 국회의원들이 값이 비싸더라도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별실형 식당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의원회관의 의원식당에서 업무 관계자를 만나는 의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매년 예산정국의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쪽지예산'은 여전히 개선점이 있지만 확실히 달라졌다. 예산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논의에 없던 새 항목을 밀어넣는 게 전통적 쪽지예산이었다면, 2017년도 예산을 심의한 지난해엔 단 한 줄이라도 항목을 예산안에 걸쳐놓고 액수는 비공개 증액심사에서 조정하려는 방식이 늘었다. 일단 포함된 예산안을 논의하는 것은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기재부는 쪽지예산에 부정적이고 국민권익위는 이른바 쪽지예산은 위법이 아니란 입장이어서 정부부처간 해석 충돌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청렴사회의 마중물로 평가되는 청탁금지법을, 여론이 용인하는 수준에서 현실에 맞게 고쳐내는 작업도 국회의 숙제다. 

4일 현재 20대 국회에는 11건의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접수돼 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최순실씨의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을 의식해 민간기업에게 기부금출연을 요구하면 공직자를 상대로 한 부정청탁과 동일하게 규제하도록 했다. 기업에 대한 이른바 준조세를 청탁금지법을 활용해 근절하자는 것이다. 

이밖에 고위직부터 법을 적용하고 교원·언론은 2년 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안(새누리당 김태흠),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막강한 언론과 같은 역할을 하는 포털 임직원을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새누리당 박대출) 등이 있다. 설 추석 등 명절에는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거나, 아예 농축수산물 등은 예외로 두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쏟아진다. 

한편 시행초 지나치게 엄격했던 법 해석이 100일 이후에는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권익위는 스승의날 카네이션 등 식사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 이내라도 금지하는 기준이 됐던 '직접적 직무관련성' 개념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추석을 10여일 앞둔 9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소량의 추석 택배가 쌓여 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시행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적은량의 추석 선물상자가 쌓여 있었다. 2016.9.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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