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핫액트:애국페이 근절법

[the300]종합

청춘을 바치는데 한달 19만원…'애국페이' 근절 추진

육군 제30기계화보병사단 장병들이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강원 홍천과 남한강 일대에서 한미연합공중강습작전을 했다. /사진=뉴스1

#제대를 곧 앞둔 이 병장은 중대장의 배려로 입대동기들과 달콤한 하루 외출을 받았다. 이 병장은 동기들과 먼저 중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 간단히 반주를 하니 한 사람당 1만원 정도가 나왔다. 이후 극장을 가서 콜라와 팝콘이 있는 콤보세트를 시키고 영화를 관람해 1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그나마 군인 할인 혜택을 받았다. 부대복귀하면서 당구 한게임 치고, 놀다 저녁에 복귀하니 이날 총 3만~4만원을 지출했다. 병장 월급이 약 19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월급의 20%가량을 쓴 셈이다. 

과거 병장 월급이 1만원 조금 넘던 시절을 생각하면 다들 좋아졌다 하지만 병사들의 월급은 여전히 현실성이 떨어지고, 이병, 일병, 상병의 월급이 더 적다는 것을 감안하면 보수가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올해 전년대비 사병의 월급을 15%정도 인상했고, 내년(2017년)에는 약 10% 더 올릴 예정이지만 현실적으로 개인 가계에서 용돈을 추가로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군 사병의 월급을 최저임금액의 40%이상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는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19일 병사 봉급액을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시되는 최저임금액의 40% 이상 수준으로 정하는 군인보수법 개정안(일명 '애국페이 근절법')을 발의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군에 복무하고 있는 현역 병장의 시급은 943원(월 봉급 19만7100원, 월 209시간 기준)이다. 

이같이 사병의 월급은 2016년 적용 최저임금액 시급인 6030원(월 126만 270원)에 비하면 15% 정도에 불과하는 것으로 병사들이 군에서 복무함으로써 겪는 노고와 훈련의 강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병사들이 군인으로서 책임의식을 갖지 못하고 간부들이 병사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데는 비현실적인 '애국페이'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사의 경우 군 복무를 이탈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됨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부당한 노동력 착취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국가안보는 과자 한 봉지 값도 안 되는 시급으로 청년의 노동을 착취하는 '애국페이'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병사 월급 문제에 대해서는 그간 인상되는 금액에만 관심이 집중된 탓에 적정수준의 월급을 산정하는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전무했다"며 "민간의 최저임금액을 병사 월급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월급 지급 기준을 최저임금제에 연동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징병제를 시행 중인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최저임금액 대비 병사월급 비율과 비교해도 우리 병사들이 받는 월급은 최저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이 18만원인 베트남은 병사 월급이 최고 5만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27%를 지급하고, 이집트와 태국은 병사들의 직업보장성 차원에서 봉급으로 최저임금 100%를 적용해 각각 16만원, 30만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와 안보환경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만과 이스라엘은 각각 최저임금 대비 33%, 34% 수준이고, 중국은 34%, 브라질은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애국페이 근절법을 통해 병사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군 복무의 충실을 기함은 물론,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군인보수법 개정안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모병제를 시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병사 봉급 예산 문제에 대한 완충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상안에 대해 군 관계자는 환영하면서도 예산상 무리라고 지적한다. 관계자는 "한번에 최저임금 40%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예산적으로 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매년 10% 가량이 인상되는 것을 감안할 때 몇년 후 (최저임금의)40% 수준까지 맞춘다는 건 가능할 지 몰라도 법안이 통과돼 2018년부터 일괄적으로 올리는 것은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군대 청년임금 더 심각..전체 인건비중 병사는 9%

12월 1일 오전 육군 27사단 불사조대대 장병들이 제병협동작전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동계 거점방어전투사격을 실시했다./자료사진=육군 27사단 제공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보수법 개정안, 일명 '애국페이근절법'이 시행될 경우 연간 평균 1조 8600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5년 9조3000만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셈이다.

지난 5일 국방부가 발표한 내년 전력운영 예산안에 따르면 병사 월급은 올해보다 9.6% 인상됐다. 병장기준 올해 19만7100원이던 것이 21만6000원으로 오르며, 5년만에 2배가 인상된다. 예산안에는 각종 장병지원책들도 함께 담겼다. 병영급식비 단가가 7334원에서 7481원으로 2% 인상됐다. 현재 1벌을 지급하고 있는 여름용 전투복을 2벌로 확대하고 병영생활관(내무반)에 에어컨도 모두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월급이 많은 병장조차도 올해 민간 최저임금 환산액인 126만원에 비하면 15% 수준에 불과하다. 30일 기준 일급으로 환산하면 6566원. 10% 가까이 월급이 오른다고 해도 이른바 '애국페이' 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김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병력 중 일반 병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66%에 달하지만 이들의 인건비는 전체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2015년 군인 인건비 결산내역을 살펴보면 전체 군인인건비 8조8986억원 중 병사 인건비는 8469억원으로 9.5% 수준이다. 2016년도 예산 역시 전체 9조7838억원의 인건비 중 병사에게는 9511억원(9.7%)만 배정돼 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전체 사병 인건비는 9948억원 수준이다. 민간부문에서 제기되는 '열정페이'보다 더욱 심각한 청년문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법안에서 상정한 것처럼 병사 월급을 최저임금의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얼마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까.

김 의원실이 군인보수법 개정안 관련 비용추계서를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총 9조 3044억2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산정됐다. 

우리나라 사병의 수는 올해 및 내년 44만728명 규모지만 국방부는 국방개혁 기본계획(2014년~2030년)에 따라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2018년부터 일반 병사들의 수도 2018년 41만6482명, 2019년 40만4482명, 2020년 38만3482명 등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고려해야 할 점은 민간 최저임금의 평균인상률이다. 예정처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인상률 6.9%를 상정했다. 이를 계산하면 최저임금의 40%에 해당하는 연봉은 2018년 722만8000원, 2019년 772만6000원, 2020년 826만원, 2012년 883만원, 2020년 943만9000원이 된다.

일반 병사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고, 국방부가 최근 5년간 사병 월급인상률인 13.8% 수준을 향후 5년간 지속한다고 해도 추가 재정수요는 매년 평균 1조8608만8000원이다. 2018년은 1조9367억원, 2019년 1조9427억원, 2020년 1조8917억원 등으로 2019년을 정점으로 추후 조금씩 필요재정이 줄어드는 규모다.


교도소 수형자보다 못한 軍 사병 월급...해외 징병제 국가 중 최악


20대초반의 중요한 시기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데 비해 사병의 월급이 너무 낮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일례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들의 경우 '교도작업특별회계 운영지침'에 따라 생산작업의 경우 1일 1600~1만5000원의 작업장려금을 지급받는다. 

특히 사회복귀와 기술습득을 촉진하기 위해 직영 또는 기업체 경영 개방지역작업장에 통근하며 작업하는 수형자는 등급에 따라 1일 1만원~1만5000원을 받는다. 

그러나 현재 한국군 병사들은 올해 기준으로 볼때 가장 많이 받는 병장도 일급으로 환산하면 6500원 가량에 불과하다. 

이 같은 우리나라 병사들의 월급은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대만, 태국, 브라질보다 우리나라 사병의 월급이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대만, 러시아, 멕시코, 베트남, 브라질, 스위스,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집트, 중국, 콜롬비아, 태국, 터키, 북한 등이다. 

징병제 국가별로 월 최저임금액과 병사의 봉급을 보면 중국은 최저임금액이 약 38만원에 사병 월급은 11만~13만원(최저임금의 34%)이고, 대만은 약 72만원에 22만~24만원(33%), 브라질 약 30만원에 24만원(80%), 이집트와 태국은 병 월급이 각각 약 16만원, 30만원으로 최저임금(100%) 수준이다. 

또한 베트남의 경우 장병 봉급이 약 3~5만원으로 최저임금의 27% 수준이고, 이스라엘은 36만~49만원 가량으로 34%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장병이 월 42만~51만원 가량을 받는 싱가포르는 최저임금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우리나라 이같이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 중 병 월급이 제일 낮은 수준으로 직업보장성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100% 지급하는 이집트와 태국 병사와 견주게 되면 더욱 참담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맥락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청년들이 경제력 낮은 징병제 운영 국가나 수형자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병사 월급의 적정수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절실하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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