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찌른 3차 담화, 흔들린 탄핵대오-뭉치는 친박…여야 반응은?

[the300]정진석 "개헌 원점 논의" .. 野 경계감, 박지원 "무서운 함정"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안하겠다는 의미로 손을 들어 내젓고 있다. 2016.11.29/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11.29/뉴스1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최순실 게이트' 3차 담화로 정국 해법에 공을 떠안은 정치권이 시험대에 올랐다. 박 대통령이 퇴진의사를 밝힌 마당에 탄핵을 예정대로 추진할지가 최대 난제다. 야권은 "무서운 함정"(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며 탄핵대오 유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새누리당 비박계는 탄핵추진 여부에 균열 조짐을 보였다. 

야권 171명을 포함, 새누리당에서 최소 29명이 동조해야 탄핵안이 가결(300명 중 200명)되므로 비박계가 캐스팅보트를 쥔다. 친박계가 탄핵을 거둬야 한다고 공세모드로 전환하면서 비박계 의원들은 탄핵 찬반입장에 따라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릴 전망이다.

친박계는 약속한 듯 대통령 담화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정현 대표는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담화를 시청한 후 "대통령께서 상황을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대통령을 사전에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도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긴급 당 의원총회에서 "헌법개정절차에 따라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퇴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탄핵 논의는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논의된 것"이라며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친박 중진들의 '질서있는 퇴진' 논의를 주도한 서청원 전 대표는 의총 이후 "정권이양 질서를 만드는 게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예우"라고 강조했다. 서 전 대표는 "야당도 대승적 견지에서 나라와 국가를 위해 협조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저항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한 이상 (탄핵 강행)그것은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 주장했다.

친박계는 이처럼 탄핵 중단과 개헌 추진을 요구했다. 최근까지 숨죽였지만 당내 비박계와 야권을 상대로 공세로 전환, 다시 정국을 주도하겠단 의지마저 읽힌다.

비박계는 당혹한 기색이다. 어쨌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까지 언급한 것은 태도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런 대통령을 굳이 탄핵하자면 역풍을 맞지 않겠냐는 우려다. 김무성 전 대표 등 비상시국위원회는 긴급 모임을 갖고 대응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담화는 이번이 세번째다. 이날 박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2016.11.29/뉴스1
이 모임의 황영철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탄핵을 예정대로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많은 고민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회가 하기에 따라 약일수도 독일수도 있다"며 "빠른 시간안에 결정되면 국민에게 안심을 줄 수 있지만 당리당략이나 대권주자들의 이해에 막혀서 지지부진하면 국회가 오히려 더 지탄받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반면 강경한 입장도 엿보인다. '최순실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은 탄핵안 원점 재검토라는 정진석 원내대표 발언에 "본인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 의원들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국회는 계획대로 다음달 9일까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은 다음달 2일 탄핵안 국회 가결이란 목표에 변함이 없다며 한 목소리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3차 담화를 "교란책이고 탄핵 피하기 꼼수"라며 "조건없는 하야가 민심이고 즉각 퇴진이 국정을 수습하는 지름길,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자들도 가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적 꼼수",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간끌기용"으로 혹평하고 탄핵과 국정조사, 특검 수사를 요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은 퇴진 일정을 밝히지 않은 점, 야당이 현재 여당 지도부와 어떤 합의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계산했다며 3차 담화를 "퉁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과 탄핵의 물결을 잘라버리는 무책임하고 무서운 함정을 국회에 또 넘겼다"며 "야3당,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과 계속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 공을 넘겨 새누리당 탄핵대오를 교란하고 개헌논란으로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 혹평했다.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11.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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