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재벌총수, 이제 그만…대통령 특별사면권 제한法

[the300][런치리포트-이주의법안]①핫액트: 이혜훈 사면법 개정안

해당 기사는 2016-11-1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인터뷰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식돼 온 특별사면의 제한기준을 강화하자는 '사면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다. 2007년 박근혜 대선 후보시절 경제공약을 다듬던 새누리당 소속 이혜훈 의원이 앞장섰다. 20대국회에 화려하게 '컴백'한 이 의원은 당선직후 각종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일명 '휠체어금지법'을 1호 법안으로 공언했다. 검찰에 출두할 때만 되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는 재벌총수들의 행태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이를 10월 다섯째주~11월 첫째주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 가장 의미 있는 '핫액트'로 선정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사면법 개정안 자체는 간단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일부 조항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것. 하지만 대상이 되는 범죄는 신중하게 골랐다. 생계형 범죄, 민생범죄 등에 대해서는 과한 처벌이 되지 않도록, 가급적이면 재벌총수들을 '저격'하기 위해서다.

이 의원이 특별사면 제한 대상으로 꼽은 것은 △사기 △공갈 △특수공갈 △횡령배임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범죄로 인해 취한 부당이득이 50억원 이상일 때, 그리고 법을 위반해 국외에 은닉했거나 처분한 도피재산이 50억원 이상일 때 등이다. 범죄수익금이 50억원 이상이란 얘기는 결국 재벌총수급 범죄자들로 특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특별사면 제한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죄를 짓지 않으면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떤 이유로든 재벌총수란 이유로 '특별사면'을 해주는 것은 말 그대로 특혜라는 것. 결국 이 의원의 사면법은 '경제법치'를 바로세우기 위한 법인 셈이다.

이의원에 따르면 2015년 광복절까지 시행된 사면횟수의 경우 특별사면이 95차례로 일반사면(9차례)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2004년부터 횡령배임 등으로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재벌총수 일가 거의 대부분은 집행유예와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면공화국]'정례행사' 특별사면…욕 먹는 이유☞ 바로가기)

정부는 지난8월 12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포함한 중소·영세 상공인, 서민 생계형 형사범, 불우 수형자 등 4876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 회장은 특별사면이 발표된 이후 CJ그룹을 통해 "그 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이 회장이 2014년 7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횡령과 배임ㆍ조세 포탈 혐의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응급차량에서 내려 휠체어로 이동하는 모습/사진=뉴스1

박 대통령은 대선 때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 광복절 70주년을 앞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4명의 경제인을 특별사면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당면한 과제인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건설업계, 소프트웨어업계 등과 일부 기업인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포함한 8.15 광복 71주년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특히 이같은 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의 경우 '최순실게이트'와 미르 K스포츠재단 기금모금에 연루돼 주목받고 있다.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기업 오너들은 두 재단에 거액의 기금을 냈다. 해당 기업들은 아쉬운 사정들이 제각기 있었다. SK, CJ는 각각 오너인 최태원 회장 이재현 회장이 구속수감중이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비록 구속상태는 아니지만 집행유예 중이어서 등기이사를 맡지 못하는 등 경영복귀가 제한적이었다.이들 모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이나 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배임 또는 횡령 규모는 특경가법상 50억원을 각각 넘는다. 만약 이혜훈 의원안대로 사면법이 개정됐다면 이들에 대한 대한 특별사면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박 대통령의 공약에 '사면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기를 쓰고 넣으려 했다"고 말하는 그는 "경제민주화를 약속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냐. 경제민주화는 처음부터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듯 부정부패의 잘못된 고리가 되는 대가성 사면이라는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입법을 통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법안을 준비했지만 이미 '여당 속 야당', '야당보다 쎈 야당' 의원으로 자리매김한 이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게다가 논란이 클 수 밖에 없는 법안이다보니 공동발의자를 찾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보통 같은당 의원 법안의 발의에 같은당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는 데 반해 해당 법안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이 의원과 인연이 깊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밖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 나머지 공동발의자는 그야말로 야권 전체에서 '십시일반'했다. 더민주에서 김정우 안규백 위성곤 정성호 의원이,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발의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영교·이찬열 무소속 의원도 참여했다.

이찬열 의원의 경우 △뇌물을 받거나 청탁을 한 공무원 △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사람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상 죄를 저지른 사람 △민간인 학살, 인신매매, 항공기·선박 납치, 고문 등 반인륜범죄를 저지른 사람 △강간·강제추행범 △형기의 3분의 2를 채우지 못한 사람 △사면을 행하는 대통령과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지명한 공무원, 공공기관장이었던 사람 등에 사면대상을 폭넓게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직접 대표발의도 한 상태다.

또 이에 앞서 김철민 더민주 의원은 △사형을 선고받은 경우 1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10년 △30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10년 △30년 미만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형기의 3분의 1 이상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특별사면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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