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재벌총수 없어서 기업이 멈춰? 죄를 짓지 마라"

[the300][런치리포트-이주의법안]②핫액트: 이혜훈 사면법 개정안-인터뷰

해당 기사는 2016-11-1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돌아온 '저격수'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지난 4월 당선되자마자 공언한 게 재벌총수들의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검찰에 소환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환자의 모습으로 입장하는 재벌총수들을 빗대 '휠체어금지법'이라고 스스로 이름도 붙였다. 

하지만 실제 법안이 빛을 보기까지는 반년이라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법안에 같은 집권여당 소속 의원들이 선뜻 나서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국회에서의 법안통과도 쉽진 않을 것이다. 이 의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법안의 발의를 미뤄가면서까지 이 사면법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고수했던 것은 '경제법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때문이다.

이 의원은 "재벌은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법을 지키지 않는 오랜 관행을 되풀이해오고 있다"며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대통령의 사면권 남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 법안에 의미를 많이 두는 것 같다.
▷그렇다. 제가 관심이 많다. 서명받은 걸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당 의원들 서명은 거의 없다. 저희 당 의원들 서명을 받길 원했는데 쉽지가 않았고 결국 포기하고 야당에도 돌렸다.

-왜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고 (지난) 여름에 사면이 있을 것이란 소문도 있고 하니 우리당 의원들로서는 불편해 하신 것 같다. 불편하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사람은 없지만 제 개인적인 해석이 그렇다.

-결국 사면이 이뤄진 다음에 발의가 됐다.
▷할 수 없었다. 1호 법안이 준비가 안되는 바람에 2호 법안, 3호 법안이 계속 밀리면서 발의를 못하고 있었다. (사면법 개정안을) 1호로 한다고 선언을 했기 때문에 결국 이번에 다른 법들도 같이 낸 것이다.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경제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법치를 훼손하는 우리 관행, 즉 법을 어긴 재벌이 유죄판결을 받았는데도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재벌은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는 그런 관행이 오래 되풀이돼 오고 있다. 경제민주화, 경제정의를 세우기 위한 법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지켜야 하는 것보다 재벌총수들이 지켜야 하는 법이다, 공정거래든 경제정의든 그렇다. 

재벌총수가 법을 아예 지킬 인식과 태도가 안돼 있는 이유는 재벌총수를 처벌하지 않는 관행 때문이다. 3년 징역 선고하면서 5년 집행유예를 하는 것은 입법으로 할 문제가 아니라 사법부에 촉구해야 할 문제다.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게 대통령 사면권 남발 제한이었다. 대통령과 적당히 딜(거래)해서 사면받아버리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최순실사태를 봐도 (특별사면이) 어떻게 보면 잘못된 일을 만들어내는 고리가 되지 않았나. 사법처리 대상, 약한 입장에 처해있는 재벌 대상으로 미르재단 출연을 사실상 강요하지 않았나. 대부분 특별사면이나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있는 기업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한 것이다. 이런 관행이 끊어지려면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 재벌총수들이 유죄가 확정될만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대통령이 사면권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서도 대통령이 그런 사면권을 부당하게 쓴 것 아닌가,

-특별사면이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항변이 있다.
▷헌법 79조 말씀이신데, 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것은 법률에 위임한다고 돼 있다. 절대 헌법에 있는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는 게 아니고 법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고 하는 소리다. 사면법 조항을 고치기만 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재벌총수가 결정권자인 현실에서 그들이 업무에 복귀해야 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고도 한다.
▷죄송하지만 죄를 안 지으면 된다. 그렇게 중요하면 죄를 안짓도록 해야지. 회사가 그렇게 중요하고 본인이 하루라도 빠지면 안되는데 죄를 지어서 감옥에 가나? 

또 지분만큼만 권한을 행사하면 되는 문제다. 그러면 재벌총수 한 명 없어서 그룹이 모두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현재 모든 기업 중 재벌총수가 1% 넘게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 재벌총수가 없다고 기업 100%가 멈추는 것은 자기가 갖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자본주의 기본 원칙은 가진 지분만큼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그게 주식회사의 기본원리 아닌가? 법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주식회사법, 상법이라는 게 지본을 가진만큼 행사하라는 것인데 법을 어기고 있지 않나. 좋게 봐줘서 이분이 아무 일도 못해서 회사 경영이 안됐다 쳐도, 아무일도 안했다면 왜 몇 백억원씩 보수를 받아가는 건 문제삼지 않는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규정된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해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것인데, 가중처벌에 사면까지 제한하면 혹시 이중처벌 가능성은 없을까
▷가중처벌을 받는다 쳐도 사면해줄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사면은 특혜다.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가중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재벌총수의 특별사면만 특정해서 만든 법이라고 봐도 되나. 최근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이번에 연루된 인물들 역시 약한 처벌을 받고 특별사면 등을 통해 금방 법적 테두리를 벗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법 조문에 보면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일정규모 이상 범죄 규모에 대해 적용하도록 했다. 법안 자체는 재벌총수때문에 만든 법이긴 한데 최순실의 경우 특별사면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다음정권에서 사면대상이 될텐데 다음 정권에서 사면을 해 주겠나? 어쨌든 법에서는 생계형이라든지 몇백 몇천만원 수준의 범죄는 뺐다. 범죄유형도 횡령 배임, 사기, 공갈, 업무상 횡령 배임, 국외재산도피 등으로 특정했다. 최순실은 확실히 해당되지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 사면권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제가 이 문제에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공약에 넣으려고 기를 썼다. 저는 '사면하지 않겠다'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뒤에 변동됐는지는 모르겠다.

박 대통령 사면, 상당히 많이 한 것이다. 사실 대통령 공약 중 제대로 지켜진 게 뭐가 있나. 경제민주화는 처음부터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경제민주화를 얘기한 대통령이, CJ의 경우 검찰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의혹이 제기되는 바에 따르면 본인 입맛에 안맞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누군가를 쫓아내고 사법처리 대상, 처벌 대상이 되게 하고…또 그걸 빌미로 기금을 출연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사면을 미끼로 기금을 출연하게 하고 사면해준 것 아닌가? 경제민주화를 약속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보는가. 그래서 국민들이 실망을 하는 것이다.

-앞서서도 말씀하셨지만 사실 법 통과가 녹록치는 않아보인다.
▷맞다. 법사위 새누리당에 '보수적' 성향의 법조인도 많이 있다. 언제 통과될 것이라고 시한을 정하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열심히, 최대한 될 때까지 해보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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