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대통령 대국민사과에 "정말 수습 못할 상황 올 수도"

[the300]"국기문란 넘어선 국정붕괴…청와대도 수사 받아야"

심재현 기자 | 입력 : 2016.10.25 18:26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의혹의 당사자인 최순실씨에게 연설문을 사전검토받은 사실을 시인한 데 대해 "여전히 정직하지 못하다"며 "이렇게 가면 정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특별성명 마지막에서 밝힌대로 '오직 정직만이 해법'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같은 당 김경수 의원이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 특별성명을 내고 "'최순실 게이트'는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의 비리가 됐다"며 "청와대도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속속 밝혀지는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은 차마 부끄럽고 참담해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수준"이라며 "단순한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 국기문란을 넘어선 국정붕괴"라고 진단했다.

또 "최순실 씨를 즉각 귀국시켜 수사를 받게 해야 하며 우병우 수석을 포함해 비선 실세와 연결돼 국정을 농단한 현 청와대 참모진을 일괄 사퇴시켜야 한다"며 "국회 국정조사와 필요하면 특검까지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가비상상태이고 실로 대한민국의 위기"라며 "오직 정직만이 해법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며 "최씨는 과거 제가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인연으로 대선 때 연설이나 홍보를 통해 선거 운동이 국민 여러분께 어떻게 전달되는지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고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의 표현에 대해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취임 이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며 "그러나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 뒀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약 2분 동안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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