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
야권 주도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촉발된 여당의 대야 투쟁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 간 '강대강' 대치로 박근혜정부의 역점과제인 노동개혁 4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핵심법안의 연내 처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당분간 '출구전략' 모색보다는 대야 압박과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지구전' 전략을 선택했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청와대에서 비서실 전체 조회를 열고 "시계보다 나침반을 보자"며 "빨리 가는 것보다 정확하게 방향을 설정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심법안 처리 등 국정과제의 조속한 완수를 위해 야권과 섣불리 타협하기 보다는 목표 달성이 늦어지더라도 국정철학에 따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이 실장은 조회에서 "기러기가 멀리 갈 수 있는 것은 함께 날기 때문"이라며 "대장 기러기는 방향을 정해 앞장서 나가고, 뒤에서는 응원의 소리를 내면서 힘을 보탠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를 강행하며 국정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야권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이날 김재수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정세균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시작된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를 필두로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 물러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1인 릴레이 시위를 펼쳤다.
정 의장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국회법 절차를 무시하고 여당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본회의 차수변경(익일 회의 재개회)과 안건 순서 변경 등을 강행했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을 성토하며 더민주 위원장 몫의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날 국정감사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기관증인으로 참석한 김 장관을 상대로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이같은 여야 대치가 국정감사 이후로까지 이어질 경우 노동개혁 4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핵심법안의 연내 처리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야권과의 타협을 통해 정국 타개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급한 법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당장 청와대 차원에서 여야 대치국면의 출구전략을 내놓거나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회의 문제는 국회 스스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2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 3'더 내고 더 받자' 연금개혁안에…2030세대 여론은 '의외의 반전'
- 4[속보]野, 민주유공자법·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단독 의결
- 5[기자수첩] 준비되지 않은 전쟁의 대가
- 6野 독주로 본회의 직행한 '민주유공자 예우법·가맹점 단체교섭법'
- 7합참 차장, 16년 만에 '별 4개'가 맡는다…육사 출신 강호필 진급
- 8트럼프 리스크 대비?…한미 23일부터 사흘간 '방위비' 협상
- 9"사람 없어 못 싸울 판" 군 인력난…이러다간 조직력 붕괴? 섬뜩한 경고
- 10[단독]장교 인기도 떨어지는데…육군 부사관, 모집계획 반도 못 채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