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유해화학물질 공포

[the300](이주의 법안)'2016년9월1주'

편집자주  |  [편집자주] 19대 국회부터 시작한 '이주의 법안'이 20대를 맞아 시즌2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갈수록 법안 발의건수가 많아지면서 어떤 법이 가치가 있는 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한 주 간 주목할 만한 법안을 상임위 담당 기자로부터 추천받아 추가 토론을 통해 10건 안팎으로 선정합니다. 이 중 1건을 '핫액트'로 선정해 매주 금요일자로 분석합니다. 이주의 법안들은 연말에 있을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생리대도, 치약도"…높아지는 화학공포, 성분표시가 대안될까


한국소비자원은 8일 시중에 판매되는 물티슈 27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개 제품에서 유해화학물질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지난달 23일에는 CMIT/MIT가 함유된 미용목적 화장품이 버젓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공개됐다.  

유해화학물질 CMIT/MIT는 5명의 공식 피해자(2명 사망)를 낸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주요 원료물질이기도 하다. 이 같은 화학물질이 인체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헤어제품, 크림, 로션 등은 물론이고 물티슈에까지 포함돼 판매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곧바로 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논란이 된 제품들의 시정을 권고하고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 등을 각각 취했지만 화학물질을 사용한 제품의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화학물질이 우리 인체에 주는 영향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가습기살균제를 넘어 생활필수품에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추세다.

◇ '미용목적 화장품'과 '예방목적 화장품' 차이는?= 권 의원실이 화학물질 관련 전문가가 아님에도 미용을 위한 화장품 중 일부에서 가습기살균제 원료 CMIT/MIT를 찾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화장품의 경우 '화장품법'에 따라 모든 성분을 용기 등에 표시하고 있어서다. 성분 첨부문서만 보고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권 의원실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미용 목적이 아닌 위생이나 예방 목적의 화장품(예: 여드름 치료제 등)은 더 복잡하고 강한 독성의 화학물질이 첨가됐을 것으로 예측됨에도 현재로선 모든 성분을 파악할 수 없다. 

이는 위생이나 예방목적의 일부 화장품은 '의약외품'으로 구분돼 '화장품법'이 아닌 '약사법' 적용대상이기 때문이다. '약사법' 상 '의약품'과 '의약외품'은 주요 성분만 표시하면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

◇ 논란에 기름 부은 생리대 유해성= 치약, 마스크, 붕대, 반창고, 구강 청결제, 콘택트렌즈 세척제, 탈모방지제, 살균제 등이 '의약외품'의 대표 제품들이다. 의료인의 처방·조언 등을 필요로 해 오·남용 우려가 적은 감기약, 연고류, 철분제, 진통제 등의 '의약품'이나 '화장품'보다 우리 생활과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알 권리 강화를 위해 '의약외품'도 '화장품'처럼 전 성분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최근 들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의약외품'인 일회용 생리대 유해성 문제가 이 같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여성 1인당 평생 1만개가 넘는 생리대를 사용한다. 그러나 2014년 미국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 주요 기업의 생리대 제품들에 발암물질과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지게 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더 가중됐다.

◇ '약사법 개정안' 발의…개정 미온적인 정부= 이런 가운데 국회 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최근 약속이나 한 듯 소비자들의 알권리 진작을 위해 '의약외품'에 들어간 모든 성분 표시를 의무화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비슷한 시기에 각각 발의해 주목된다.

먼저 권미혁 더민주 의원은 지난달 29일 의약외품의 모든 성분을 용기나 포장 및 첨부문서에 표시해 소비자가 의약외품 포함 성분을 인지한 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권 의원은 "의약외품 전성분 표시가 의무화되면 소비자가 직접 유해성분 함유여부를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며 "제조사들도 유해성분 함유에 대한 경각심이 확대돼 유해성분 사용 자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같은 복지위 소속인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달 31일 한발 더 나아가 의약외품과 더불어 의약품에 대한 전 성분 표시도 의무화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의약품 가운데서도 연고 등은 약물 성분 외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글리세린, 계면활성제 등이 추가로 들어갔지만 주요성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모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두 의원실은 '의약외품' 등에 함유된 모든 성분을 표시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의약품 전 성분 공개의 경우 특허문제가 걸려 있는 등 판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의약외품도 안정성을 충분히 확인하고 허가를 하는 만큼 전 성분 공개까지는 필요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겁나서 이 닦겠나"…19대서도 치약 유해성분 논란


"전문가들이 얘기하기로 (파라벤 성분 누적 방지를 위해) 7~8번 헹구라고 하는데 평생 7~8번을 헹군 적이 없거든요. 겁나서 이 닦겠어요?"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 김재원 전 의원(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해물질 등이 들어간 치약을 국감장에 들고와서 의약외품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19대 국회에서도 치약·가글 등 유해성분 물질에 대해 성분표기 지적이 거듭 제기됐지만 심도 있는 논의가 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이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의약외품으로 허가가 난 2050개의 치약 중 유방암이나 고환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라벤'·'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이 국내에서 유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벤'이 함유된 치약은 1305개(63.5%), '트리클로산'이 포함된 치약은 63개(3.%)였다. 특히 '파라벤'이 함유된 치약에 대한 부작용 신고 건수는 2012년 7건에서 지난해 16건으로 늘어났다.

김 전 의원은 국감장에서 치약을 들어보이며 "식약처로부터 의약외품으로 허가 난 2050개의 치약 중 유방암이나 고환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라벤'·'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이 국내 유통 중"이라며 "외국에서는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치약을 판매 금지하고 있다. 발암물질이 든 치약을 안전하다면서 정부가 업체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누가 믿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정승 식약처장은 "현재 치약에 보존제로 들어가고 있는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은 외국 일부 지역에서 예방차원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는 안전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내년에 보존제에 대해 전체적으로 재평가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해인 2015년 국감에서는 김용익 전 더민주 의원이 '파라벤 가글'을 문제삼았다. 

김 전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의약외품 가글액의 파라벤, 타르색소, 사카린류 함유 현황'에 따르면 가글 제품 99개 중 3분의 1에 달하는 31개 제품에서 파라벤이, 33개 제품에선 타르색소가 검출됐다. 사카린류가 검출된 제품은 무려 84개에 달했다. 특히 가그린어린이용(사과, 딸기, 풍선껌향)에서도 0.01% 비율의 파라벤이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벤과 타르색소, 사카린은 일정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인체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글 제품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全)성분을 표기할 의무가 없어 소비자들이 해당 성분들의 함유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김 전 의원은 의약외품에 대한 전성분 성분표기 법제화를 시도했지만 업체들의 반발 등에 맞물려 법안을 발의하는데 실패했다. 
  

美·日·EU 등의 의약외품 관리 사례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손세정제, 마스크의 사용량이 급증했고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의약외품 안전성 관리에 대한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줘 성분 함량 규제와 엄격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외품 제도의 근간은 일본의 의약부외품 제도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는 크게 의약품과 의약외품으로 나뉘는데 반해 미국과 유럽은 의약외품 범위를 사용방법이나 작용에 따라 의료기기, 화장품, 일반의약품(OTC), 식이보충제, 살충제로 분류돼 철저하게 관리한다.

미국과 유럽의 의약외품 분류를 살펴보면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의약외품은 콘텍트렌즈 관리용품, 외용소독제, 치아근관소독제, 의치소독제 등이다.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의약외품은 외모를 변화시키기 위해 도찰, 살포, 스프레이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인체 및 그 부속기관에 적용하기 위해 사용된 물품에 규정한다.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의약외품은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하고 오남용가능성이 낮으며 소비자가 자가진단이 가능한 것을 기본으로 한다. 또 적절히 표시가 돼 있고 안전성 유해성에 대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의약품에 국한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용상 주의사항에 경고주의 문구를 넣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고주의 문구를 따로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식이보충제로 분류되는 의약외품은 비타민, 미네랄의 영양소 및 다른 영양학적, 생리적 영향이 있는 물질을 단독 혹은 복합으로 포함하는 제형을 말한다. 살충제로 분류되는 의약외품에 대한 규제는 가장 심하다. 미국에서는 살충제로 분류되는 의약외품은 경고문이 표시된다. 해골심볼과 유독성 표시, 사전예방 조치, 응급조치까지 표기를 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위험심볼과 위험표시 위험문구를 넣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감염병예방용 살균살충제의 경우에만 유독물표시 사항을 기재하면된다. 


의약외품유해성분표기법 등 10건, 이주의 법안 선정


생리대, 마스크, 치약, 로션, 탈모샴푸 등 의약외품에 성분표기를 강화하는 약사법 개정안 등 10개 법안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이주의 법안'으로 선정됐다.

더300은 8월5주~9월1주(8월29일~9월2일) 국회에 발의된 197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42건의 법안이 발의된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을 선정했다.

현재 의약외품의 용기나 포장에는 주요 성분만 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재되지 않은 색소나 발암물이질 검출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이를 소비자에게 공개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17개 법안이 발의된 정무위원회에서는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소비자기본법이 뽑혔다. 김 의원안은 자산총액 5조원 기준의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 지정기준을 5조원, 7조원, 50조원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이다. 일명 이케아방지법으로 불리는 추 의원안은 사업자가 같은 제품을 외국에서 리콜할 경우 국내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같은 수의 법안이 발의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변재일 더민주 의원의 언론중재법과 같은당 신동근 의원이 발의한 관광진흥개발기금법이 선정됐다. 변 의원안은 언론중재위원의 국회 추천권 등을 부여하는 내용이고, 신 의원안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15%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내도록 하는 법안이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20개 법안이 발의돼 박영선 더민주 의원이 발의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이 눈길을 끌었다. 일명 슈퍼리치세법으로 불리는 이들 법안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3년간 1%포인트씩 인상하는 내용이다.

6건의 법안이 발의된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선정됐다. 귀족노조의 고용세습을 막기 위해 불합리한 단체협약으로 인정돼 시정명령을 받았음에도 위반을 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10건이 발의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안호영 더민주 의원이 발의한 농어업재해보험법이 눈길을 끌었다. 폭염을 농어업재해에 포함시키고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선 6건의 법안이 발의돼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생체정보보호법)이 선정됐다. 이 법안은 안전행정위원회에 올라온 개인정보보호법과 연계돼 있어 미방위 안을 대표로 선정했다. 안행위에는 28건이 올라왔다.

12개 법안이 올라온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사회적약자에 대한 범죄나 아동청소년 음란물, 리베이트에 범죄수익을 몰수하는 내용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정부안)이 선정됐다.

한편 국회운영위(1건), 외교통일위(1건), 산업통상자원위(12건), 국토교통위(20건), 여가위(2건), 국방위(3건), 정보위(0건) 등은 선정 법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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