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보좌관의 두얼굴… 입법 전문가 vs 고용불안

[the300][런치리포트-의원과 보좌관]②보좌관의 역할 및 대우

해당 기사는 2016-07-0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20대 국회의원 1명당 9명 보좌진 운영 인건비 연간 4억원 규모' '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


최근 국회의원의 잇딴 보좌진 관련 논란이 불거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수준까지 공개되면서 국회 보좌진에 대한 국민적 반감마저 일어나고 있다. 현실의 보좌관도 드라마 '어셈블리'에 등장하는 송윤아(최인경)와 같이 화려할까. 오늘날 국회 보좌진은 국가의 정책·입법활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브레인'이자 고용불안과 격무에 시달리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입법 과정 전반에 영향력…고용 불안이 아킬래스건= 국회의원들은 제헌국회에서부터 개인 보좌진을 둘 수 있었지만 국회 예산을 공식적으로 지원받기 시작한 건 제3대 국회에서부터다. 이후 10대 국회까지 부침을 거듭하며 국회의원이 둘 수 있는 보좌 인력이 3명까지 늘었지만 법률적 근거를 갖진 못했다.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시기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제9조에 보좌직원에 관한 조항이 처음 신설됐고 이후 법개정 때마다 보좌 인력의 직급 변동이나 인원수 증원이 일어났다. 20대 국회 현재 국회의원은 총 7명(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의 별정직 공무원과 2인의 인턴 직원을 둘 수 있게 됐다.


'별정직 공무원'인 신분상 보좌진에겐 국가예산이 지원되지만 이들의 직무와 인사권은 전적으로 국회의원의 소관사항이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회 보좌관(4급)의 연봉은 7500만원, 비서관(5급)은 6600만원 정도다. 10년 이상 장기 근속시 공무원 연금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언제라도 의원의 의사에 따라 보좌진이 갈릴 수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개별법으로 그 설치가 규정돼있지 않아 신분과 대우가 불명확하다.


보좌진의 업무는 원내활동으로는 법안 발의 준비부터 상임위 업무보고 및 질의 준비, 청문회, 공청회, 국정감사 준비 등을 망라하며 원외활동으로는 지역구 네트워크 관리와 지역민원 해결, 지역행사 준비, 선거구 관련 업무 등으로 광범위하다.


특히 법률안 등 국회 심사 안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전문화·다양화되면서 보좌진의 전문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에 접수되는 법률안은 13대 국회에서 18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15배 정도 증가했으며 의원발의 법률안은 21.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회의원 정수는 1명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처리한 법안은 9.4배가 늘어났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법안 역시 47.7배로 급증하는 등 구조적인 업무 과부하가 심각한 상황이다.



◇입법 지원기관 효율화…보좌관, 신분-대우 법에 명시 필요 =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보좌인력이 적을 뿐 아니라 입법지원 인력도 충분치 않아 보좌진들의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다. 의회권력이 강하고 의원들의 전문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경우 상근 보좌관만 18명까지 둘 수 있고 추가 직원도 4명 고용할 수 있다. 역할도 총괄비서, 지역구 서비스 대표, 법률자문비서, 지역구 총괄비서 등으로 전문화돼있다. 일본의 경우 직무 수행을 보좌하는 비서 2명과 정책입안 및 입법활동을 보좌하는 비서 1명 등 3명만 국비로 지원이 된다. 그러나 국회의 위원회 부속 조사기관의 보좌인력까지 비교해보면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월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회 밖 정책지원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위원실과 국회입법조사처 등 국회 내 입법지원기관의 업무 중복을 최소화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현재 보좌진이 법률에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보좌관 등을 둘 수 있다"라고만 언급돼있는데, 이들이 국회 소속으로 정원이 2700여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해 보좌진의 신분과 대우를 법률에 별도로 명시하고 다른 국회 소속 공무원에 준해 교육, 연수, 수당 등을 제공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회 비서는 "핵심적인 문제는 보좌진이 국회사무처 소속이지만 의원이 뽑고 자르고를 맘대로 할 수 있단 점"이라며 "국회의원 나이도 어려지면서 30대에 들어와 15년 후 40대 중반이 되면 새로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단 말이 나온다. 보좌진이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서관은 "입법활동의 전문화로 갈수록 고학력자, 전문인력, 변호사 회계사 출신이 많아지고 있다"며 "의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좌진의 업무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