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밀양 아닌 김해공항 확장, 정치권 최악 갈등은 모면

[the300][영남권 신공항 발표]밀양 낙점설 돌며 부산발 정계개편 가능성도 거론…지역 민심 동향 따라 갈등 재연 가능성

 

21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것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6.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발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영남권 신공항이 절충안격인 기존의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나면서 정치권도 최악의 혼란은 피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십여년 동안 유치를 염원했던 부산과 대구경북(TK) 지역 민심의 흐름, 상대적으로 상실감이 더 클 수 있는 TK 의원들의 향후 대응 등에 따라 갈등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때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거론= 21일 영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 발표가 예정되면서 정치권은 일짜감치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경남 밀양 유치를 바라는 대구경북(TK), 경남, 울산 등과 부산 가덕도 유치를 원하는 부산은 발표를 앞두고 격한 대치 상태를 이어왔다. 특히 이달 들어 '밀양 낙점설'이 강하게 돌면서 부산발 정계 개편 시나리오까지 거론됐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부산 지역구를 5석을 잃은데 이어 신공항 마저 TK로 갈 경우 부산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고 새누리당 소속 부산 의원들이 탈당 등 극단적인 결심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지난 1990년 3당 합당 이후 유지돼 온 'TK(대구 경북)+PK(부산 울산 경남)+충청 보수대연합'의 붕괴도 가능하다는 것. 특히 새누리당이 TK를 중심으로 한 주류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간의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결정이 '불 난 데 기름 부은 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로 밀양 낙점설이 강하게 돌았던 이날 오전 부산에 지역구를 둔 4선의 김정훈 의원은 신공항이 밀양으로 발표될 경우 "부산 민심이 큰일난다"면서 "이거 잘못하면 정계 개편 까지도 갈 수 있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가덕도로 결정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류 친박의 텃밭인 TK의 민심이반이 극심해지면서 박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은 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당청 관계가 혼돈이 빠지면 당의 원심력, 정계 개편의 가능성도 커지기 마련이다.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데는 이런 정치적 민감성이 함께 고려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결과가 발표된 후 부산과 TK 의원들은 아쉬움은 나타냈지만 극단적인 반응은 나오지 많았다. 각 당 지도부도 비교적 무난한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부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프랑스업체에 용역을 맡긴거고,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냈다"면서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부가 이것저것 다 고려를 해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경비 면도 생각을 했을 것이고, 신공항이 어느 특정 지역으로 결정됐을 때의 소위 지역 간 갈등 문제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해영, 박재호, 최인호, 김영춘, 전재수 의원.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이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6.6.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숨 돌린 정치권…지역 민심에 달려= 불씨는 남아있다. 부산과 TK 지역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결과인 만큼 지역 민심이 악화될 경우에는 다시 공세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 정치인들도 즉각적인 반발은 피했지만 정부의 발표 내용을 상세히 검토하고 민심을 추가로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위원장인 윤재옥 의원은 "용역 결과에 대한 발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문제점이 없는지 검토한 후 지역 민심을 잘 수렴해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를 지역구로 둔 유승민 의원도 "김해공항 확장이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어서 대구시와 의논하고 적절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해, 추가 대응 여지를 남겼다. 신공항 건설에 직을 걸었던 서병수 부산시장(새누리당)은 "정치적 결정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정부용역결과 발표를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그걸 세밀하게 분석한 후에 제 입장을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정부 비판 부담이 적은 야당 의원들의 반발은 더 거세다. 특히 신공항 건설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더민주 김부경 의원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때만 되면 대선 주자들이 공약으로 내놓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식언을 반복하는 행태 분노할 수 밖에 없다"면서 "신공항은 유일한 남부권 경제 회생의 혈로이다.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 부산지역 의원 5명도 성명을 내고 "김해공항 확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부산시민의 염원을 모아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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