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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19대 마지막 본회의에서 장병석 국민의당 의원의 5분 발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본회의장이 텅 비어 있다. 2016.5.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치권이 양극화에서 다극화로 분화되는 힘이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3당 체제를 넘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여당도 야당도 통합보다는 독자세력화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양당 체제에서의 분화는 1차적으로 야권에서 이뤄졌다. 4·13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이 갈라져 나오면서 야권에 균열을 냈다.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3당 체제의 틀을 잡는 데도 성공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론에 의해 양당제로의 복원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히 꿈틀대고 있다.
그러나 양당 체제의 다른 한 축이었던 새누리당이 총선 후 보수진영을 수습하는 데 실패하고 분열 에너지를 키우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여야 모두 진영 내 통합론이 급격하게 힘을 잃는 형국이다. 특히 국민의당이 야권의 본진인 호남을 등에 업은 여세를 몰아 여권을 향해 '연정' 카드를 꺼내들자 노선이 다른 세력과의 동거보다 독자세력화 후 연합을 모색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던 정의화 국회의장이 먼저 닻을 올렸다. 정치연구소 '새한국의 비전' 발족을 선언하고 여차하면 이를 바탕으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 시기 또한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치러진 후인 10월 즈음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잡게되면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인사들의 원심력이 커질 수 있으리라 판단하는 것이다.
정 의장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누리당과의 결별을 염두에 둔 독자노선을 신중하게 검토해왔고 새누리당 내 비박(비 박근혜) 중진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3의 길'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옛 친이(친이명박계)계는 물론 새누리당 비박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서의 잠재력이 있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도 관심을 두고 있다. 국민의당과도 지속적으로 연대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에서는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과 정 의장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옛 김무성계 또한 새누리당의 또다른 분화의 싹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친박 세력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친박과 별도의 독자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인사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과 접촉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계와 마찬가지로 현재 여권에서 그나마 가장 경쟁력있는 대선주자는 반 총장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12월을 앞두고 11월쯤에는 결론을 짓고 친박들과 일전을 벌여 결판을 내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현재 무소속 상태인 유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복당 방침을 밝힌 후 입을 굳게 다문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새누리당에 대한 주인의식이 강한 그가 당으로 돌아가 새누리당 재건에 앞장서는 방식으로 여권의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예상이 제기돼 왔으나 새누리당의 균열이 커지면 오히려 복당하지 않고 외부에 머무르는 것이 정치적 보폭을 넓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전통적으로 절대 분열하지 않는다고 얘기돼 왔지만 새누리당 의원도, 지지층도 이미 새누리당 안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지 않는 상태가 됐다"며 "연정이 가능하다면 굳이 거대 정당으로 뭉쳐있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들의 정치적 발언권과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들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총선 전후 들어섰던 '김종인체제' 대신 '친문(친문재인)체제'의 움직임에 따라 분화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여기에 정계복귀가 확실시되는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까지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변수다.
국민의당 창당 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비문(비문재인)계가 손학규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고 여차하면 독자세력으로서 정계재편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비박계 새누리당 의원은 "여야 공통적으로 내년 대선에서는 어느 한 세력으로만 정권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며 "어떤 세력과 손을 잡게 되는 지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세력화를 해야 할 지 결행 시점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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