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터뷰]이군현 "무소속 복당문제, 당헌당규 따르면 된다"

[the300]원내대표 대신 국회부의장 희망…"당과 의장 잇는 가교가 될 것"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20대 총선에서 가장 홀가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마음이 불편했을 이는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후보등록 마감과 동시에 지역구에서 경쟁자가 없어 일찌감치 무투표당선으로 국회입성이 확정됐다. 남은 여력은 당을 위해 쏟았다.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아 전국 253개 지역의 지원을 하느라 개인 선거운동을 할 때보다 몇 배는 더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당선의 기쁨보다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당과 지역구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이 의원은 "내가 더 지원해주고 더 좋은 전략을 세웠더라면 한 명이라도 더 당선될 수 있었을텐데 총괄본부장이 잘못해서 미안하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새누리당은 오만불손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격이었다"며 "국민들에게 야단을 세게 맞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무리한 공천'으로 꼽았다. 국민경선제를 내세웠지만 결국엔 계파가 나뉘어 서로 싸우고 후보자를 당이 마음대로 결정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공천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해선 이 의원은 "당헌당규만 따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복당을 원하는 당선자들이 해당 시도당에 신청을 하면 절차에 따라 가부여부를 판단하면 되는 것이지 '사견'이 섞일 이유는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은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더욱 어려운 역할을 짊어지게 될 원내대표는 3당 체제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는 데 집중하고 당의 재건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국민의당에서 4선의 백전노장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각 당의 원내대표 선출 고민도 깊어지는 가운데 협상에 일가견이 있는 이 의원은 원내대표 불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대신 국회부의장 자리에서 자신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국회의장이 야당몫으로 가게 되는 수순인만큼 국회운영의 전체를 보고 협치를 이끌어내는 역할로써 부의장 자리가 정말 중요해졌다"며 "그렇다면 우리 당과 국회의장 사이 가교 역할을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20대 총선에서 가장 먼저 당선되셨다. 4선 고지에 오르신 소감은?

▶사실 경선이 아주 힘들었다. 주민분들께서 그동안 원내수석도 하고 사무총장도 하는 등 당무와 의정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공천시켜도 되는 사람이 이군현이라고 판단해 제게 성원을 해주신 것 같다. 앞으로 지역발전 뿐만 아니라 여당 중진이 돼 국가와 국정을 책임지는 그런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으로써 더 큰 일을 해보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책임이 무겁다.

-개인적으로는 당선이라는 기쁨을 누리셨는데 당이 참패를 했다. 무투표당선이 되면서 선거총괄본부장까지 맡으셨는데 전국을 다니며 민심을 들을 기회가 많았겠다.
▶선거를 치르면서 느낀 건 정치를 혼자 하려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국회란 여당 혼자서 할 수 없고 야당과 의논하고 협의해서 해야 하는 것인데 민심이 보기엔 저희가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만불손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이었다. 이번 공천이 단적인 예가 아니냐. 그래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향해 회초리를 좀 들어야겠다 한 것이다. 야단을 세게 맞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셨나.
▶사실 여의도연구원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니 좋지 않다가 막판에 조금 돌아오는 듯 했다. 우리 판단은 한 번 (새누리당에) 마음을 줬던 분들이니 미워도 실제 투표장에 가면 다시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마음이 떠났더라. 우리 전통적인 보수지지층, 50대~60대분들이 투표하러 안나오겠다는데 도리가 있나.

-앞서 언급했듯 공천 과정에서의 내홍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너무 무리한 공천을 했다는 것이 잘못된 점이다. 국민은 안중에 없었던 것 아닌가. 순리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우리가 마음대로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졌을 것으로 본다.

-국민공천제를 내세우면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게 특히 뼈아픈 점일 것 같다.
▶기본적으로 권력자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낸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전체를 완전국민경선제로 할 순 없는 것이었다. 후보가 1명이면 경선을 할 수 없고, 전혀 적절치 않는 후보가 있는 곳도 있지 않나. 당이 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해서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해주되 전략적인 판단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도 결국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이분들에 대한 복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헌당규에 따라 하면 된다. 원하는 사람이 해당 시도당에 복당신청을 하면 복당심사위원회에서 적부여부를 따질 것이다. 복당 불허로 나오면 중앙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여기서 다시 심사하면 되는 것이다. 또 입당이 된다고 했더라도 중앙위에서 바뀔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런 것을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된다 개인들이 사견을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절차에 따라 심사위원회에서 받아주는 게 옳다 그르다 판단을 할 것이다.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그런 문제를 포함해 당내 현안이나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가 됐나.

▶의원들이 다 생각이 다르고 자기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니…물론 언론에 보도됐듯 니탓내탓 하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탓해서 뭐하나, 앞으로 화합하고 통합하는 정치를 해나가야 하고 국민들께 희망을 주는 새누리당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실패한 우리끼리 더 격려하고 보듬어주고 해야지 서로 손가락질 하는 건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 아닌가.

-비대위원장 선출 등에 관한 얘기도 나왔나.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다. 새 원내대표가 선출대면 그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3당 체제라 협상이 아주 어려운 국면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 원내지도부의 부담이 클 것이다. 특히 4년 국회의 첫 해 원내대표는 일이 많다. 120명이 넘는 의원들을 상임위에 배치하는데만 1달~2달이 걸릴 것이다. 원내대표가 굉장히 바쁘고 힘들 수 밖에 없다.

비대위를 외부전문가와 현역 비율을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계에 있는 분들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 얘기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현역들로만 구성하면 기득권을 지키려 해 개혁과 혁신을 하지 못한다. 지금 새누리당의 숙제는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 중도적 보수를 끌어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런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모셔올 경우 한 달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 임시직에 누가 올까 하는 걱정이 있다.
▶저도 적절한 사람이 올까 걱정이다. 공천권을 쥐고 있으면 오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힘든 일만 하다가 가야 하는 것 아니냐. 가뜩이나 의석을 많이 잃어서 패배감이 있는데 뒤치닥거리를 하다 가게 되니… 잘 생각해서 모셔야 한다.

-결국 5월3일 원내대표 선거가 당 재건의 중대 분수령이 되겠다. 어떤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보는가.
▶하루라도 빨리 원내대표를 구성해야 한다. 당에 지도부가 없다는 게 얼마나 불안하겠나. 말도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원내대표는 3당 체제에서 얼마나 협상을 잘 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판판이 내주는 협상을 하면 안되지 않나. 협상력이 가장 중요하다. 또 원내대표란 현역의원들의 대표이니 그들과 얼마나 조화롭게 화합해서 통합할 수 있는지가 기본이다.

-국민의당에선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선다. 협상력이 정말 관건이다.
▶박지원 의원은 정말 노련하다. 하지만 진정성을 갖고 대하면 통할 것이라 본다. 우리당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온 후보들도 다 좋은 후보들이니 얼마든지 협상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스스로는 원내대표 불출마로 마음을 굳혔다고 들었다.

▶저도 협상은 자신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국회부의장직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국회의장은 야당 몫이 되는 수순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당과 국회의장 사이 가교 역할을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국회운영의 전체를 보고 협치를 이끌어내는 역할로써 부의장 자리가 정말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 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왔을 때는 이런 고민을 덜 해도 됐지만 이제는 다르다.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돼 넘어온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는 게 쉽진 않겠지만 정말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일 들 때는 강하게 목소리를 낼 사람도 필요하지 않겠나. 그런 중간자 역할을 잘 할 수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 들어오게 된 후배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협상이란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상대가 있어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작은 걸 내주면서 큰 것을 취하려 하는 게 협상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못마땅한 점이 있어도 원내지도부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게 있지 않겠나. 원내지도부를 응원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당이 화합해야만 힘이 생기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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