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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소연 기자

"홍의락이 대구에서 인기 괘않습니다. 수성구의 김부겸이하고 이양반하고."

20대 총선을 6일 앞둔 7일 오전,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가운데 선거구상으로 동구갑에 속한 동대구역 인근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북구을로 향했다. 마침 북구을에 거주한다는 택시기사 정모씨(68)는 홍의락 후보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며 "지금 쉽게 말해 대구 시민들이 야당을 키우자는 뜻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공천배제(컷오프)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대구 북구을에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새누리당이 이 지역을 장애인·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한 후 북구갑에서 뛰고 있던 양명모 후보이 전략공천됐으나 북구을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마침 19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지난 4년간 여권 텃밭인 북구을에서 터를 닦은 홍의락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며 무소속으로 출마,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YTN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4~6일 사흘간 대구 북구을 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의 지지율이 48.8%, 양 후보가 26%로 홍 의원이 압도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 후보의 새누리당 공천이 확정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이 줄곧 높았으나 격차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지역 주민들은 홍 후보를 '제2의 김부겸'으로 일컫는 데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칠곡네거리에서 만난 박모씨(69)는 "양명모가 이번엔 안되지 싶어. 그사람 다른 데서 와서 안 될 것 같애"라며 "홍의락이가 공기 좋대. 홍의락이 제일 나은 것 같애. 대구가 지금 많이 바뀌고 있어요. 야당으로 좀 바까야 돼. 여당만 해놔노니까 뭐 하는 게 있나"라고 말했다.

북구 동아백화점 앞에서 만난 윤모씨(63)는 "여론은 무소속이 제일 많이 좋지. 원래 대구는 새누리당인데 반감이 심해"라며 "유승민이가 빨리 결정을 내려줬어야 되는데 끝까지 물고갔다 이거야. 진작에 탈락시켰어야지 그걸 끝까지 잡고있어"라며 새누리당 공천파동을 지적했다.

윤씨는 이어 "북구을에서 지금 나온 사람들 중에서는 무소속 홍의락씨가 일을 많이 한 편이거든.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주민들을 불러가지고 뭐 했으면 좋겠다 의견 수렴하고 부인도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고. 홍의락씨가 민주당 나왔으면 그것도 반감돼서 안되는데 무소속 나왔기 때문에 호응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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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소연 기자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무소속' 의원에 대한 불안감도 엿보였다.

북구 관음동에서 만난 김모씨(60대)는 "실제 찍을 땐 양명모를 찍지 홍의락은, 무소속 나온 사람은 안 찍을 것 같애요 내 생각엔. 무소속이라서 더불어민주당 다시 들어간다 싶어서"라며 "대구는 막상 보수적이라 뚜껑 열면 양명모를 많이 찍어. 인기 많아도 저사람이 과거에 자기가 선거해서 된 사람 아니고 비례대표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는 "인기가 많은 이유는 동정이지. 더민주당에서 공천 못 받아 울고불고 했잖아 경로당 다니면서. 무소속은 또 패거리정치 할 땐 힘이 없거든. 동정이지 정치적인 그런 건 없었어"라고 평가했다. 

양 후보가 두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이란 점에 점수를 주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북구 관음동에서 야채장사를 하는 홍모씨(81)는 "홍의락이 말고 새로 온 빨간 옷 입은 새누리당 뽑을 거야"라며 "나는 원래 새누리당 찍었어. 그사람 양쪽 발 못 쓰잖아. 동정심이 많이 들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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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구 대한불교대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 /사진=박소연 기자

이어 "진정으로 대구를 위해서 지역을 위해서 이 나라를 위해서 일할 후보 선택해 달라. 제가 새누리당이라서 새누리당을 무조건 찍으라고는 말씀 안 드리겠다. 젊은 친구들이 머물 곳으로 만들어야 된다. 민심을 잘 다스리면서 열심히 하고자 하는 양명모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 4시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은 너무 자만하고 오만했다. 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다"며 "시민에게 천번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양 후보는 이후 삭발식을 하고 새누리당 대구선대위 개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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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구 북구을에 출마한 홍의락 무소속 의원이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그는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며 "대구도 이제는 잡은 고기 미끼 안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누리당은 맨날 힘이 있어야 된다고 얘기하는데 30년 동안 왕창 밀어줘도 힘이 없어서 이모양 이꼴인가. 2014년도 지방선거 때 절했는데 어제 또 엎드려 절했다. 이젠 안 속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