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9, 대선 전초전 양상…대세론 vs 대안론

4·13 총선이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전초전 양상을 띄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 속에 대세론과 대안론이 맞서며 총선 민심에 스며들고 있다.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새누리당 후보 지원유세 현장에서 대선주자의 존재감을 부쩍 과시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지난 3일 김무성 대표는 지역구인 부산 중구와 영도구를 찾아 "2년 후 제 후계자가 당선되길 바란다"며 대선 출마를 위한 의원직 사퇴를 암시했다. 앞서 총선이 끝나면 당 대표직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 대표가 새누리당 공천 내홍으로 손상된 당 대표의 위신 대신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정립, 잠재적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총선 직후 친박(친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하고 친박정권 재창출을 노릴 것에 대비해 김 대표가 비박(비박근혜)계를 결집시킬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동안 여권의 차기주자 1위를 지켜오면서 '대안이 없다'는 '김무성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김무성 대세론'은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지지율이 내려앉고 있다. 특히 오세훈 전 시장은 TK(대구경북) 지역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친박 성향의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김 대표에서 오 전 시장으로 일종의 '환승'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의원 등의 공천을 두고 박 대통령과 맞선 김 대표에게 실망한 지지자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오 전 시장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의 확장성을 가져올 수 있는 차기 주자로 기대되 온 측면이 있다. 여기에 친박 표심까지 얻게 되면 총선 후 오 전 시장이 차기 주자로 급격히 부상할 수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를 출마지로 선택했을 뿐 아니라 다른 지역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서며 가능성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 '무소속연대'로 무시못할 위력을 내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총선 후 행보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친박계와의 타협 대신 전면전 혹은 각자의 길을 선택할 경우 친박계로부터 박해받은 이미지의 유 의원에게 기대가 모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지수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구성동구을 후보와 3일 오후 서울 중구 항학동 중앙시장을 방문해 이지수 후보의 선거유세를 도운 후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이지수 후보는 서울 중구성동을 선거구에서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와 시민사회단체 중재 방식으로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2016.4.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총선에서 2선으로 물러나있으나 독보적인 차기 주자 위상을 선거 현장에서 확인시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여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선거 전면에 등장시켜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다. 공천 등에서 대선에 대비한 '친문 체제' 구축에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지적된다.

문제는 야당의 뿌리인 호남 지역에서 반문 정서가 확인되며 대선주자 가능성이 의문부호가 떠올랐다는 점이다. 친문 패권에 반기를 든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더민주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가 문 전 대표의 호남 유세가 총선 막판 논란거리로 등장해 호남 뿐 아니라 수도권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야권 대권주자로 대세론을 굳히기 위해서는 호남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과 대세론을 굳히면 호남 역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표가 충청 지역에서 '안희정 대망론'을 띄우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면서 총선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안카드로 내세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지사는 '구원투수 등판론'을 언급하며 차기 대선에 문 전 대표를 대신할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안 지사는 비교적 친노(친노무현) 색깔이 옅고 동교동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친노와 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카드로 여겨진다.

국민의당으로 독자행보를 시작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호남 지역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대선주자 행보를 위해 야권분열을 획책한다는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지만 거꾸로 대선주자 가능성을 높였다는 말이 된다. 이 같은 측면에서 안 대표는 총선 이후 행보가 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닐 예정이다. 수도권과 새누리당 출신을 흡수해 국민의당의 외연 확장에 성공해야 자신의 장점인 중도층 확장성을 살릴 수 있다.

그렇지 못하고 호남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에는 야권 통합이라는 아젠다에 밀려 차기 대선주자의 자리를 통합에 적합한 다른 주자에게 내줘야 한단든 압박에 또다시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 등이 대안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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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9, 대선 전초전 양상…대세론 vs 대안론

[the300]김무성·문재인·안철수, 대세론 부각…오세훈·유승민·손학규 등 확장성으로 대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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