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운동권 사고방식 안돼…최경환은 아베 커닝하다 실패"

[the300] 정체성과 관련해 "문재인 착각한 듯"..최경환에는 "능력없어"

광주=최경민 기자 | 입력 : 2016.03.26 22:52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당내 운동권 문화의 개혁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아베노믹스를 '컨닝'하다가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김 대표는 26일 광주광역시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언제 운동권을 안 받아들인다고 한 적이 없다"며 "운동권적 사고방식으로 당 운영을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권정당을 위해 당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말했던 것의 연장선이다.

또 "문재인 전 대표가 좀 착각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정체성 발언' 이후 문 전 대표는 "진보와 민주화 운동 세력, 신 운동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쪽 면만 본 것"이라고 주장했던 바 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운동권 문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문 전 대표와의 갈등설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전남 영광·무안·목포·순천 등을 돌며 말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에서 '호남 기득권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동시에 자신의 '친노 바지사장론'을 일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그는 "민주주의를 수호한 호남인데, 야권 분열의 원인을 제공한 곳이 되면 안 된다"며 "광주·전남의 분들은 '저사람(김 대표)이 임시로 문재인 전 대표의 대리인 비슷하게 왔다'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대리인 노릇하려면 여기 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총선 뒤 전망에 대해서는 "전당대회를 해서 당 대표를 뽑아놔야 비대위 기능이 끝나고 당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지금 이 짓하는데도 골치 아프고 욕도 먹고 있다. 하겠다고 나서는 새로운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그 곤욕의 과정을 내가 왜 치러야 하나"고 답했다.

대권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여야에서 총선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나올 것" 정도의 언급만 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과 관련해서는 "그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면서도 "야당으로 그 양반이 오겠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야 모두 공천 관련 잡음이 심했던 것을 고려한 듯 "국민에게 굉장히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줬다. 투표율은 이번에 대단히 저조할 것"이라며 "나라 장래를 생각하면 슬픈 일이다. 정당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떤 놈이 해도 똑같을 텐데'라고 (국민들이) 생각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의 필요성과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최경환 전 부총리의 정책에 대해서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따라하다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초기에 성공할 것처럼 보였지만, 아베노믹스가 (처음) 나올 때 강연에서 '이것은 절대 성공못한다'고 한 적이 있다"며 "(최 전 부총리가) 아베노믹스가 초기 반짝할 때 그거 따라하다가 아무 것도 안 됐다. 능력없어서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몰라서 못하는 것을 어떻게 하나"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학교 다닐 때 커닝한 두 사람이 (교수에게) 걸렸던 적이 있다"며 "몰라서 그러는 데 무슨 죄인가. 모르니 커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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