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박' 사라진 통일부 업무보고 "북핵문제 최우선"(상보)

[the300][2016 업무보고]'북핵 총체적 접근' 모호, 실효적 대안 상실…통일정책 일관성 떨어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에 관한 긴급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2일 외교부·통일부·국방부 등 외교안보부처 합동 업무보고는 '북핵 문제 최우선 해결'로 요약된다. 정부는 겉으로는 '북한 도발위협 대응'과 '통일준비'를 동시에 내세웠지만 각론에서는 남북협력이나 대화 방안, 통일정책이 실종되다시피 했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동북아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중국 등 국제사회를 상대로 실효적 대북제재를 이끌어낼 구체적 방안 없이 '강력·포괄적 제재'란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지난 2년간 내세운 '통일대박' 기조와 '통일준비' 관련 정책들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핵 '총체적 접근' 무엇? 구체적 대안 없이 기존정책 '재탕'

 

교안보 부처의 올해 업무계획 키워드는 '북핵 대응'이다. 외교부는 '북핵 대응과 평화통일 외교'를 주제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외교를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통일부마저 '북한 핵문제 실효적 해결'을 제1 과제로 삼았다.

 

외교부는 이를 위해 △주변 4국 외교 적극 전개 △역내 3각 협력체제 활성화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유라시아구상 내실화 등 세부 과제를 설정했지만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과거 정책을 재탕한 수준이란 평가다.

 

정부는 '북핵 총체적 접근'을 업무보고 전반에서 강조하면서도 스스로 이것을 설명하지 못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키워드를 하나로 뽑기 쉽지 않다. 총력, 전방위 외교는 우리가 많이 쓰는 표현"이라며 "북핵이 곧 북한문제란 뜻이고 북한의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킨다는 큰 틀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만한 복안이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한미동맹과 능동적 동북아 외교, 소통강화 등 기존의 전략만 재반복됐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가 목표로 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수준과 이것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추후 대책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존의 대화·압박이라는 북핵 관련 투트랙 전략과 이번 '총체적 접근'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며 4차 핵실험 대응 단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발대응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끌어내 비핵화를 결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 및 입주기업 생산활동을 최소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밖으로 차량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통일대박' 어디에? 상실된 통일정책…남북대화·협력 '후퇴' 

 

이번 합동무보고 주제는 '튼튼한 외교안보, 착실한 통일준비'로 '통일'을 한 축에 배치했지만 통일정책은 후퇴했다.


통일부는 남북간 대화가 잠정 중단한 상황이긴 하지만 지난해 '실질적 통일준비'까지 내세웠으나 이번에는 '통일준비 지속추진'으로만 언급했을 뿐이다. 장기적인 방향성만 언급했을 뿐 현재 남북대화나 대북지원, 경제협력 등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엄중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업무보고 준비에 고민이 있었다"며 "통일부 차원에서도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북간 대화나 교류, 접촉을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는 꾸준히 해결한다는 원칙을 반복했지만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산가족 영상편지 전달 등 대북지원 사업은 사실상 '올스탑' 상태다. '인도협력 사업', '북한 주민 인권개선' 등도 구호에 그칠 뿐 실효성을 갖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는 남북대화에 관해서도 '신뢰와 합의', '지속가능한 평화 정착' 등 원칙을 내세울 뿐 구체적 남북대화 계획은 생략했다. 남북협력은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 국한했으며 통일준비는 '통일공감대 확대', '탈북민 정착지원' 등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회담 등 가능성에 대해 "현재는 비핵화 문제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를 희석시키는 대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6대 과제였던) 경협도 현재는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신년 업무보고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된 '평화통일기반구축법'이 장기과제로 전환되며 종적을 감추고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부터 강조해온 '통일대박론'도 비중이 줄어 통일정책이 연속성과 장기적 관점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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