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정의화 국회의장, 쟁점법안 및 국회선진화법 처리 입장

[the300]

정의화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기자회견에서 국회 선진화법과 선거구 획정, 쟁점법안 등 정국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2016.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 여러분, 오늘 현안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선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경제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선거구가 없는 무법 상태를 만든 것에 대해서 국민여러분께 국회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꽉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제 나름대로 노력을 했습니다만 그동안 속시원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매일 밤잠을 제대로 못자고 뒤척일 지경입니다. 여당을 비롯해 여러분들이 의장이 결단을 해서 직권상정을 하면 될텐데 왜 안하느냐고 요구할 때 여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인간적으로 어찌 곤혹스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국정을 뒷받침해야 되는 여당 고충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지키는 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서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입법부 수장이 불법임을 잘 알면서 위법한 행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서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야 합니다. 이것이 현행법 하에서 제가 직권상정을 못하는 이유입니다.

저의 이런 입장에 대해 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서 직권상정을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죽 답답하면 그렇게 할까 하는 심정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저도 국회선진화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법안 제정 당시에도 제가 반대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를 노정했습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국회가 무기력한 식물국회가 될지 모른다는 당시의 제 걱정이 기우가 아니었습니다. 현행 선진화 국회선진화법은 반드시 수정해야 합니다. 19대 국가 끝나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고쳐서 20대 국회를 맞이하도록 하는 것이 19대 의원 모두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당에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잘못 짚고 있습니다. 오늘 이 점을 제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진화법에서 위헌소지가 가장 큰 부분은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인 과반수 틀을 무너뜨리고 60%가 찬성해야 법안이 통과되도록 한 점입니다. 선진화법에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 한 것을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60% 찬성이 있어야 안건이 신속 처리 제도 적용이 가능하고 법사위에 묶인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려고 해도 다시 상임위에서 양당 간사간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60% 찬성을 요하는 것이 지금의 식물국회를 만든 주요한 원인인 것입니다. 해법은 신속처리 제도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로 60%를 과반수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법사위가 법안체계자구 심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법개정을 개정하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합니다. 이러한 본질적 문제에 대한 수정없이 직권상정 요권만 완환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에 더 큰 위험성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의장의 직권상정은 국회의 일상적인 심의절차의 예외조건으로 그 요건은 엄격하고 까다롭게 규정되고 해석돼야 합니다.  직권상정이 남용된다면 여야 간 대립을 심화시키고 상임위를 무력화 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선진화법 개정은 국회운영에 관한 룰을 바꾸는 것으로 여야의 충분한 협의가 필수적인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지난 67년동안 단 한번도 국회 운영 절차에 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 처리한 일이 없습니다. 이번에 여당이 이를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앞으로 국회 운영이 원만하게 될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저는 현행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면서 여야가 공히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의 일하는 선진화법 중재안을 마련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국회에 묶인 쟁점 법안과 선거구 문제를 처리하라는 국민여러분의 애타는 요구에 이젠 정말 대답해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쟁점법안들 처리하지 않고 설을 맞이할 수는 없습니다. 묵은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든 쟁점 법안과 선거구 획정을 설 이전에 해결해야 합니다. 그동안 여야 협상을 촉진하고 만남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합니다. 쟁점안과 선거구 획정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진행된 논의를 바탕으로 해서 타협가능한 조정안으로 양쪽 입장 조율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물밑에서 양당 관계자와 접촉해 왔습니다. 그 결과 합의의 9부 능선을 넘은 안건이 대다수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여야 간 의견이 대립되는 모든 법안은 현재 합의 수준에서 양당이 대승적으로 반걸음씩만 양보한다면 얼마든지 합의할 수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부터 더 비상한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설 이전에 묵은 문제 풀어서 국민 여러분의 걱정 풀어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양당에 호소합니다. 대승적으로 나라의 미래를 바라봅시다. 국회를 바로 잡읍시다.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반걸음씩만 양보한다는 자세로 저의 중재 노력에 화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절절한 심정으로 호소 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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