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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수 리얼미터 대표(46). |
얼마 전 한·일 위안부 협상을 두고 엇갈린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두 개의 여론조사에서 정부가 협상을 '잘했다'와 '못했다'가 정반대로 갈린 것. 무엇이 진짜 여론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여론조사는 못믿을 것"이라는 눈총도 따갑다.
12년 째 '여론'을 들여다본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46)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여론조사 믿을만 합니까?"
"흔히들 언론은 권력의 4부라고 하는데 여론조사는 권력5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공정해야 된다는 사명감이 드는 거죠. 이제는 어떻게 조사하고 분석했는지 노하우와 레시피까지 다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으면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이 먼저 압니다. 법적인 제재를 가하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검찰 고발을 하든 대가를 치르죠."
다른 조사업체들보다 역사는 짧지만 리얼미터가 자부심을 갖는 건 '조사 빈도'로 확보된 신뢰성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대통령 지지도를 매일매일 조사하는 건 리얼미터 뿐이라고 했다. 여론조사는 단발적 결과값들보다 쭉 이어져온 '추이'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였다. 미국 갤럽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매일 조사해 발표한다.
리얼미터를 신뢰하는 사람만큼 비판자도 많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설문지를 뜯어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 대표를 한쪽으로 편향됐다고 낙인 찍는 이들도 생겼다. 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여론을 조작했다는 루머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어떤 예측을 내놓든 항상 반대편에서는 '의혹'을 제기했다. 살벌한 현장에서 이 대표가 건재한 건 예측이 엇나간 적이 없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우려나 후후앱(전화번호 알림 서비스) 등으로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아졌는데도 여론조사가 크게 틀리진 않았어요. 다행스럽게 리얼미터 출범 이후 대선과 총선 결과를 예측하면서 틀린 적이 거의 없습니다. 대선은 한번도 틀리지 않았고요. 2012년 대선 언론사 예측조사를 전화조사로 실시한 여론조사업체 3곳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을 맞힌 건 우리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오는 20대 총선 정당 의석수를 어떻게 예측할까. 아직 야권의 지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그는 조심스럽게 예측을 전했다. 새누리당 150석~170석, 더불어민주당 80석~100석, 국민의당 20석~40석. 더 범위를 좁힐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너무 이르다고 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여론이란 무엇일까. 이 대표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답했다.
"여론이란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장치가 아닐까요.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권위적인 통치구조 하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고요. 여론조사 발표로 정부도 여론의 현주소를 알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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