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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 뉴스1

김무성·문재인 여야 대표가 추석연휴 회동을 통해 20대 총선 선거제도 담판협상에 나선다.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면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 도입이 급물살을 탄다. 아울러 권역별비례대표제·석패율제·의석수 조정 등 광범위한 제도에 대한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

◇金 "연휴 중 연락하겠다" vs 文 "당 입장 이미 전달했다"

25일 김 대표는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와 24일 한 행사장에서 1시간 30분 동안 바로 옆자리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연휴 중 제가 (문 대표에게) 연락하기로 했다. (문 대표와)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 진행된 상황에 대해 30일 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다 보고하고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 역시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 귀성 인사 직후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천과정에서 민심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제도이고 권역별비례제는 선거결과에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 대표에게 우리 입장(양 제도 연계 합의)을 전달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당 팟캐스트 방송에서도 문 대표는 "새누리당의 부산 득표율이 50%가 안되는데 국회의원 18석 중 16석을 가져가 비례성, 대표성에 맞지 않다"며 재차 권역별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사실상 김 대표에게 공을 넘긴 셈이다.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한 김 대표로서는 반드시 이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야당과의 합의를 통한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혹은 이에 준하는 제도 마련에 합의해야 당내 계파간 갈등을 차단할 수 있다.

이날 오전 김 대표의 측근인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변형되고 보완된 시스템이 있다면 오픈프라이머리를 전제로 (권역별비례대표제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미 지역이나 비례대표 배분문제와 관련해 논의한 사항이 있으니 좀 더 세부적으로 협의해 양쪽이 어느 정도 충족하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與 '변형된' 권역비례 거론…野 만족시킬 제안 마련 가능할까

이에 따라 추석 연휴기간 중 진행될 회동에서 김 대표가 어떤 형식의 제안을 하느냐에 따라 빅딜의 성사가 달렸다.

다만 권역별비례대표제 도입은 새누리당의 의석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영남 득표율은 54.7%에 그쳤다. 하지만 선거구의 94%를 차지했다. 자칫 당 내에서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성사를 위해 당의 차기 총선 의석수를 희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강 의원이 "변형되고 보완된 시스템"을 전제로 한 것도 이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권역별비례를 도입하면서도 당 의석수에 영향이 적은 방안 마련에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야당이 주장하는 권역별비례와 오픈프라이머리를 연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문 대표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양보안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석패율제 도입, 비례대표 정수 유지, 심지어는 선거연령 하향조정 등의 다양한 안건이 양측의 회동에서 오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PK(부산·경남) 지역의 한 의원은 "양당 대표가 합의안을 도출하려면 현실적으로 의원정수를 소폭 늘려 비례대표 수를 유지하면서도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당 인사는 "석패율제는 지역구도 고착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며 "정계에 나도는 다양한 선거제 변혁을 하나로 녹여낸다면 극적인 합의안 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표의 측근인사는 "우리 당은 김 대표가 권역별비례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빅딜의 활로가 열린다는 입장"이라며 "새누리당 역시 영남 의석수가 줄지만 수도권에서 이를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다. 지역구도 타파라는 명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급한 것은 김 대표"라며 "복잡한 당내 세력관계에서 전략공천 배제 및 상향식 공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김 대표가 권역별비례를 포함해 문 대표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