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통계' 한국은행-통계청 주도권 싸움?

[the300][2015 국감]정희수·오제세 '한은 가계부채DB' 힘실어주기…통계청 '난색'

유경준 통계청장/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구축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해 통계청이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통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두 기관의 '미묘한' 힘겨루기에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계부채 통계의 중요성에 따라 한국은행에서 100만 가구의 정보를 가지고 가계부채DB를 만들고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통계청에서 승인을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는 공동으로 매년 한차례씩 2만가구를 설문조사 하는 방식으로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응답률이 떨어지고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은행은 국내 민간 신용정보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가계빚을 낸 100만명의 실제 대출정보를 제공받아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했다. 대출자별로 성별, 연령대, 광역단체 단위 거주지, 신용등급 등의 특성정보와 함께 신용거래정보도 포함된다. 

통계청의 국가통계 승인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공식통계로 곧바로 공표·활용할 수 있지만 통계청이 이를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경준 통계청장은 "승인거절이라기보다는 보류"라며 "기존 가계금융복지조사와 한은이 추진하는 DB가 중복되는 문제가 있어 이것이 해결되면 가능하도록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통계청이 이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자산과 소득, 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통계를) 하고 있는데 한은의 경우 소득 및 자산정보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점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이 "통계청 통계가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현재 미비한 점을 파악해서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어도 유 청장의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이번에는 기재위원장인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이 발끈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한은 가계부채DB에 소득정보를 반영해 강화할 수 있는 국세기본법 등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 위원장은 "그런 사정은 처음 들었는데 (통계청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맞다"며 "2만 패널 설문조사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한은이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것인데 그걸 그렇게 방해하느냐"고 질책했다.

유 청장이 다시 한 번 통계 중복의 우려를 표하자 정 위원장은 "중복되면 더 좋은 걸로 가고 기존의 것을 취소해야하는 것"이라며 "더 좋은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인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 되겠나"고 강경하게 몰아붙였다.

정 위원장은 "현재 가계금융복지조사 2만명 조사하는데 20억원이 넘게 드는 반면 한은은 100만명 통계에 1~2억이면 된다"며 "제대로 된 통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셔야지 정확도 떨어지는 것을 이유로 더 잘되려는 것을 못하게 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언성을 높였고, 유 청장도 '별도 보고하라'는 위원장의 '엄명'에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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