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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왼쪽 두번째)이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오른쪽 두번째)과 롯데그룹 주주권 행사 강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에 앞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5.8.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과 이 의원 법안은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행사 의무를 국민연금법에 명시하고 행사 방법과 기준을 바꾸는 내용을 담고있다는 점에서 취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세부 내용에선 차이점을 보인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기금의 주주행사권 방법을 현행 기금운용위원회가 결정하는 식을 유지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반해 이 의원은 기금운용위원회 안에 '국민연금기금주권행사위원회'를 설치, 여기서 사전 승인을 내리는 방식을 명시했다. 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천하는 인사와 민간 전문가로 이뤄진다. 전문성 측면에서 봤을 땐 이 의원 안이 타당하다고 보건복지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평했다.

주주권행사 내용 공시와 관련해선 김 의원은 기금운용지침에 포함시켜 공시하는 방법을, 이 의원은 별도로 세부내용을 국회에 제출해 공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현행 국민연금법엔 없는 주주권행사 의무의 경우 김 의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행사'로, 이 의원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행사'로 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 법안은 지난 2012년 각각 발의된 뒤 2014년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보건복지위 검토보고서는 김 의원과 이 의원 법안에 대해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행사 강화는 국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나 주주권행사의 기준이나 대상, 범위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정립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강화하면 공공기관의 경영개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수익률 확보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주권행사를 원활히 시행할 수 있는 제반조건을 형성한 뒤 권한 강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민간기업에 대한 과잉개입은 지양해야 하고 주주권행사 의무를 국민연금법에 명시하는 것보다 개별 사안별로 검토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사례에서도 이같은 전제조건은 필수불가결하다. 복지부에 따르면 주주권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미국 캘퍼스(CalPERS)는 민간 위원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꾸리며 자국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에 불과하다. 반면 주주권행사에 소극적인 일본 공적연금(GPIF)의 경우 이사회를 꾸릴 때 후생노동성장관이 직접 개입하고 자국 주식시장 내 비중도 5%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4%다.

복지위 관계자는 "법안소위에 회부된 이후 아동학대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이 터지면서 논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며 "롯데 사태를 계기로 (국민연금기금 주주권행사) 이슈가 불거진 만큼 정기국회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