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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내국인 해킹 의혹'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여야가 '노동개혁' '국정원 해킹' '선거제' 3대 현안을 두고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8월 임시국회도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이번 국회는 내년 4월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여야가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국정원 해킹의혹·노동개혁 '충돌'

오는 6일 국정원에서 열리는 국정원 기술전문가와 민간인 전문가의 '기술간담회'가 8월 임시국회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재 국정원의 해킹 관련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며 국정조사는 물론, 특별검사제(특검)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정현 새정치연합 수석부대변인은 "이제 해킹사건에서도 국정원이 또다시 우왕좌왕한다면 결국 국정조사와 특검이라는 외길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국정원은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해킹 관련 자료를 제대로 보고하고 각종 의문점에 대해 속시원한 설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에 맞서 국정원 기술간담회 결과를 지켜본 뒤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특검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노동개혁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는 당 중진인 이인제 최고위원(새누리당)과 추미애 최고위원(새정치연합)을 각각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특위를 구성했지만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협상을 하자는 의견인 반면, 야당은 국회 내에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어 노동시장 뿐 아니라 기업개혁까지 포함한 경제 전반의 모순 극복에 나서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경제활성화법 처리 '안갯속'

새정치연합은 또 8월국회에서 국정원 민간인 해킹은 물론, 의원정수 확대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법인세 정비 등을 두고 국회 대정부질문을 요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대정부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새누리당이 8월국회에서 처리하고 싶은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장기간 국회에 계류중인 경제활성화 법안들도 8월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금융위원회설치법, 의료법 등 6개의 경제활성화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나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나아가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 재개정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남은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대기업 편향적이며 구체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법안 처리에 쉽게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 '최대쟁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선거구획정기준 마련 시한이 오는 13일인 만큼 여야간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회의원 정수 증원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이해득실을 놓고 여야의 생각 차가 너무 커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도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한다. 새누리당도 김무성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오는 대로 이와 관련한 의총을 개최할 계획이다.

◇8월 임시국회 공회전 우려…세부일정도 안잡혀

8월 임시국회는 오는 7일 소집된다. 하지만 여야가 3대 현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8월 임시국회가 공회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해 결산안 처리 및 정기국회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 등을 위한 8월국회를 오는 7일부터 열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결원 상태인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다음달 11일 본회의에서 선출하고,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여야는 이 외의 세부일정은 정하지 못했다. 여야는 국정원 민간인 해킹 의혹 및 노동개혁, 법인세 정비, 국회의원정수 확대 등 주요 현안에 이견이 커 세부일정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새정치연합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 과정과 관련한 국조 및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도 요구하고 있어 8월 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