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예산 얽힌 추경안, 실타래 풀리나

[the300]특조위, 공무원 파견 요청 결정…野 "예산 즉각 배정해야"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김재경 예결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이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가 21일 그동안 거부해왔던 조사1과장 등 공무원 3명의 파견을 정부에 요청한 가운데 더뎠던 국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도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당은 기획재정부에 즉각적인 특위 예산 배정을 요구했고 기재부도 "필요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에서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특조위와 며칠동안 토론하고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3명의 파견공무원을 요청하겠다는 결론을 냈다"며 "특조위 입장에서는 대단히 전향적인 결정이다. 정부도 예결위와 국민에 약속한대로 즉각적인 예산 집행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더이상 특조위로부터 양보를 받아낼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은) 정부에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예산 배정을 위해 특조위와 함께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방문규 기재부 제2차관은 "중재 노력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정부에서도 필요한 노력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본적인 필요 경비라도 줬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이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말문이 막힌다"며 "오늘 중에 기재부 장관과 상의해서 다시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7일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행령에 따라 기관을 구성하면 예산 집행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정상적 조직운영이 가능하도록 조치가 된다면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출범한 세월호 특조위는 진상규명의 핵심보직인 조사1과장을 비롯해 행정지원실장, 기획행정담당관 등의 채용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어왔다. 야당은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파견 공무원 대신 민간에서 별정무원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조직 구성에 난항을 겪었던 것이다.

공무원 파견이 이뤄지지 않자 정부는 '직구성이 제대로 안 된 기관에 예산배정을 할 수 없다'며 올해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고, 이에 야당은 해양수산부 소관 추경예산 644억원을 전액삭감키로 하면서 맞대응했다. 특조위 예산 배정을 전제로 한 조건부 삭감이다.

본격적인 '감액심사'가 시작된 지난 20일에도 여야는 해수부 추경예산을 세월호 특조위 예산과 연계시키는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다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했다. 

한편 이날 예산안조정소위에서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소관 예산에 대한 감액심사가 이뤄졌다. 

5조6000억원 규모의 세입경정에 대해서는 원안을 유지하려는 정부여당과 법인세 인상과 연계시키려는 야당의 팽팽한 대치가 되풀이됐다. 

기재부는 "세입경정이 없으면 재정보강 역할을 못해 오히려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읍소했고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도 "경제가 더 나빠지고 소비위축 심리는 언제 회복될 지 모르는 암담한 상황이야당이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거듭 설득했다.

그러나 안민석 의원은 "재정건전 문제가 이어져 야당이 법인세 인상 주장을 하고 있는데 정부가 법인세 인상의 '이응(ㅇ)'도 못꺼내게 하는 것은 경직자세"라고 비판했다. 김영록 의원도 "세수결손을 메울 수 있는 여야 협의 틀을 만드는 등의 방안 없이 세입경정을 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논의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중소·중견기업 수출자금 지원을 위한 한국수출입은행 출자금 1000억원, 국채발행 조달금리 비용 840억원 등의 사업에 대해서도 감액의견이 나왔지만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보류됐다.

국토부 소관인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예산은 야당이 '경기부양 효과가 높지 않고 연내 집행가능성도 낮다', '영남권 편중 예산이다' 등의 이유로 날을 세우면서 심사 자체뤄지지 못했다.

국토부에서 "전국적인 교통 네트워크 사업은 특정 지역이라 하기 곤란하다"고 항변했으나 여당인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마저 "서울에 단 한건도 없는데 형평성을 따졌다고 말할 수 있냐"고 정부를 몰아세웠다.

이밖에 보건복지위원회에서 10억2000만원을 삭감한 응급실 내원환자 실시간 정보관리체계 구축사업은 기재부가 감액을 수용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수요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액대상이 된 보건소 구급차 장비지원 예산은 원안대로 반영키로 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의 융자자금 마련을 위해 응급의료기금에서 4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감액의견이 나왔지만 의료기관에 약국 등을 포함하는 부대의견을 다는 조건으로 정부 원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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