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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경제 패러다임 세미나 '피케티 충격과 한국경제'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4.10.6/사진=뉴스1

상가 권리금의 정의를 법제화하고 상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하는 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가 9일 열렸다. 4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건물소유자와 신구 임차인 간 권리금의 합리적 조정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상가권리금이 (법적으로) 대단히 불명확하고 불안한 지위에 있었다"며 "임대인의 횡포에 임차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에 임차인이 권리금을 못받고 퇴거하는 등 서민들의 가슴을 매우 아프게 했고,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경우는 "마치 상장 주식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주식 가격을 올린 것은 인정이 되는데 상가 임차인이 품질경영과 고객관리를 잘해서 가치를 높여 놓으면 임대인이 가로채는 것"이라며 "권리 관계의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조정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이 의원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을 심의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 위원이어서 앞으로 법사위에서 논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번 토론회를 4월 임시국회에서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심의하기 위한 전초, 준비자료로 생각한다"며 법안심사 의지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권리금 법제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나와 있는 관련 개정안들에 대해선 보다 정교한 수정을 요구했다.

김서기 상명대 법학과 교수는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권리금 피해 상인이 120만명이고 피해규모가 1조3000억원에 이른다"며 "권리금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대인에게 상가권리금) 회수 의무를 보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라며 "임대차계약상의 보호의무 등을 통해서 (법안을) 더 정교하게 만드면 임대인에게도 거부감이 덜하고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방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차권거래제도를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법이 만들어져야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데, (제출돼 있은 개정안들은) 임차권이 끝나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에야 상가권리금을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건설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법으로 될 것이 아니라 촉진법적인 성격으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측면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될수록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커진다며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가권리금은 이미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개념으로 법제화를 하더라도 부작용은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허강무 한국부동산정보학회 회장은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지난해 말 사실상 합의점을 도출해 작년 연말에 (관련 법이)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권리금에 대해서 시장에 이미 많은 정보가 있고 통용되는 정보가 있다"며 "사적 자치 측면에서 임차인이 상가권리금을 수수하는 것은 지금처럼 놔두고 약탈적 행위가 있는 2%에 대해서 입법 정책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영희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사무국장은 "(상가권리금의) 약탈을 방지해달라는 것인데 실제로 우리가 우려해야 하는 것은 법이 통과되지 않아서 5~6월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사람들"이라며 "4월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관련 법안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월에도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가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관련 법 15건을 상정하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4월 임시국회로 논의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