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절충안 필요…부산, 룩셈부르크형 금융중심지로"

[the300]서병수 부산시장 "시장 이후? 주민들이 만드는 것…특색사업에 독자예산을"

'거물 단체장 전성시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결과 중량감 있는 여야 '거물'들이 대거 광역단체장에 포진했다. 여야 모두 당선가능성 높은 인물 공천에 애를 쓴 결과였지만 '단체장 이후'를 고려한 각 의원들의 전략적 선택도 한 이유다. 국회에서 잔뼈가 굵었어도 행정경험이 없다면 정치적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을 자기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디딤돌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취임 8개월이 지난 서 시장은 지난 27일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공약 제대로 지키고, 주민에게 믿음 주고, 그걸로 부산 발전시키는 것 외엔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인터뷰/사진=이기범 기자(부산)
4선 의원 출신인 그는 국회 시절에도 지방자치와 지방재정 문제에 깊은 고민의 흔적을 남겼다. 지방소득세법, 지방소비세법 통과를 주도해 지방재정의 한 축을 마련한 인물이 서 시장이다. 2010년 1월 1일 지방세법이 개정돼 부가가치세의 5%(현재 11%)를 지방소비세로 돌리도록 했다. 소득세·법인세에 10%의 단일세율로 지방소득세도 부과하기 시작했다. 지방소비세법은 서 시장이 직접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은 지금도 애착을 갖는 '서병수법' 중 하나다.

그럼에도 지역현실을 고려한 각종 재정정책의 재조정 필요성은 단체장이 되니 더욱 절감한다고 했다. "단체장이 지방 특색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서 예산 투입하고 지역 특징적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중앙정부와 관계 없이 편성하는 예산이 돼야 한다"며 "정부가 내려주는 예산을 중앙의 통제수단으로 삼으려고 하면 그런 것들로 인해 지방자치단체가 임의대로 지역특성에 맞게 개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했다.

전체 세수 중 중앙정부가 80%, 지자체가 20% 가량 거둬들여 '2할 자치'라고 불리는 데 대해 "중앙이 6, 지방이 4 정도 거둬들이도록 점차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소비세 비율 상향 필요성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했다. 그는 "애초 법안도 20%로 제출했지만 일단 5%로 시작하고 차츰 올려가도록 수정됐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선박관련 법률 서비스 등 해양업무에 정보통신기술(ICT)과 무선인터넷(IoT)을 접목시킨 융합산업, 부산국제영화제로 상징되는 영화영상산업 등을 양대 축으로 부산의 일자리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단 "이제 취임 8개월"이라며 지난 임기보단 남은 임기동안 성과를 내겠단 뜻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부산 스타일'의 특별한 금융중심지를 만들 방안을 연구중이다. 흩어진 금융기관 모아놓은 곳에 불과해서는 특색있는 금융중심으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다. 서시장이 생각하고 있는 모델은 '룩셈부르크 스타일'이다.
"금융 거래가 이뤄지려면 회계 법률 등 각종 서비스가 필요하고 글로벌 펀드를 만들자면 세계 각국의 법을 알아야 한다. 룩셈부르크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독특한 '룩셈부르크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부산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태스크포스(TF) 등을 조만간 가동할 것이다."

친박 중진인 그는 박근혜정부 탄생의 공신 중 한 명이다. 대선기간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아 공약조정과 당 살림살이 등 선거 핵심업무를 소화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엔 "임기 초보다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위기 시그널로 보긴 어렵다"며 "지방단체장들이 잘 하고 중앙정부와 공조가 잘 되면 동반상승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위를 장래를 위한 디딤돌로 삼아선 안된다고 밝혔다. '본인도 잠재력이 큰 정치인 아닌가'라고 미래를 물었다. 그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손을 저었다. 다만 잠시 숨을 고른 뒤엔 "시민들이나 국민들이 만들지 않겠나. 각 단체장들이 잘 되도록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서병수 부산시장 인터뷰/사진=이기범 기자(부산)

-단체장으로 지방재정 문제를 직접 겪어본 소감은.

▶여전히 세입은 중앙 대 지방이 8대 2인데 실제 쓰는 것은 지방 5.5 대 중앙 4.5 로 지방이 많이 쓸 것이다. 특히 단체장이 지방 특색에 맞는 정책에 예산을 투입하고, 지역 특징적인 산업을 발전시키려고 하면 중앙정부와 관계 없이 편성하는 예산이 돼야 한다. 
정부가 예산을 내려줄 때는 중앙의 정책과 어긋난다거나 너무 독립적으로 한다고 하면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 것들로 인해 단체가 자기 임의대로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복지 분야도 중앙정부와 매칭으로 지방정부 독립적인 지출의 여지를 점점 축소시킨다. 점진적으로 중앙이 6, 지방이 4 정도 거둬들이는 게 필요하다. 

-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율 인상은 대안이 아닌가.

▶도시를 경영하자면 재원은 세금, 주민의 세수로 충당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자체가 경기가 좋아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해야 확보가 되는 것. 세율만 높인다고 몇 년은 높인 세율로 충당하겠지만 그걸로 인해 경기가 꺾어지면 세수가 오히려 줄지 않겠나.

-의정활동 중 '서병수법'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애착이 가는 법안이 있다면. 

▶지방소득세법, 지방소비세법을 제가 (국회의원 시절) 만든 것이다. 소비세법은 제 이름 발의해서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됐다. 도시재생법도 있다. 

-공약 가운데 역점사업이나 우선순위가 있다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일자리다. 단 모든 분야에 일자리를 늘릴 수는 없는 것이고 경쟁력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 더 큰 효과를 거둔다. 부산은 항구도시로서 조선기자재, 선박용품 공급이나 해양관련 서비스 산업쪽이 발전을 했다. 그런 데에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또하나 영화영상 분야인데 4D(기술) 등과 융합하면 부가가치 있는 컨텐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은 사실 부산이 좀 약하다. 우리가 여태 뒤떨어진 것을 보완, 촉진하는 의미에서 사물인터넷(IoT)도 선도하고자 한다.

-사물인터넷(IoT)이 요즘 화두인데 구체적 추진계획이 있나.

▶IoT 거점도시가 돼보자 하고 시스코-SK텔레콤과 양해각서(MOU) 맺어서 테스트기반을 해운대 센텀시티에 구축을 하는 것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세운다. 

-부산이 역점을 두고 있는 금융중심지 사업은 어떤가.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때 저도 처음부터 관여했다. '서울하고 경쟁하려는 게 아니다 부산은 파생이나 선박관련에 치중해서 서로 협력보완하는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여기 들어오는 외국계나 (국내기업이) 새로 영업소 만들거나 본사 들어오거나 하면 법인세·종합소득세를 3년간 전액 감면하고 이후 2년은 50% 감면하는 법안도 마련해 지금도 시행중이다.

-금융중심지 육성 관련 조세특례제한법은 일몰조항인데.

▶계속해서 일몰하지 않고 연장시켜서 지금도 지탱을 하고 있다. 올해도 연장을 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금융중심지가 기대만큼 잘 되고 있나.

▶막연하게 파생상품이다 해양이다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실질적 금융중심으로 강화할 것이냐 고민이 많다. 부산 스타일의 특별한 금융중심지가 될 방안을 연구중이다. 그렇지 않으면 흩어진 금융기관 모아놓은 곳에 불과해 특색있는 금융중심으로 역할을 못한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룩셈부르크 스타일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룩셈부르크는 어떤 스타일인가.

▶거래가 이뤄지려면 회계 법률 등 각종 서비스가 필요하고 글로벌 펀드를 만들자면 세계 각국의 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룩셈부르크 스타일이다 하면 누구나 어떤 형태의 펀드다 하고 알 수 있는 일종의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관련해서 태스크포스(TF) 등도 앞으로 만들 것이다.
서병수 부산시장 인터뷰/사진=이기범 기자(부산)

-신공항이 지역의 갈등요인 아닌가. 

▶슬기롭게 해결돼야 한다. 성격이 위치를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 하는 것 아니겠나. 부산은 '24시간 안전한' 공항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고 대구경북은 그것보단 거리를 갖고 주장했다. 그런 만큼 성격과 기능이 정해지면 위치도 어느 정도 정해진다고 본다.

-선거를 앞두고 신공항 입지 결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일정 보면 내년 4월 총선, 그 다음 해에 대선이 있으니 기회는 총선 끝나고 대선 전 10개월 정도 기간이다. 문제는 과연 그렇게 결정했을 때 부산이나 대구경북이 승복하겠나 하는 것이다. 휘발유와 같아서 누군가 성냥불 그어서 넣어버리면 그대로 타올라서 갈등이 부추겨지는 상황이다. 양쪽 입장을 어느 정도까지는 충족시키는 안이 나와야 하다.

-절충안이 가능한가.

▶(절충안이) 나와야 한다.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제 나름대로는 안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시한이 정해진 갈등 사안이 원전 아닌가. 고리 1호기는 6월까지 결정해야 되는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선, 안전하고 아직 쓸 만하지만 원칙을 지키는 입장에서 폐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설계수명 30년에 10년 정도 더 하면 폐로하는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아깝다고 생각해 계속 써야 한다면 사고가 날 때까지 기다려서 써야 하느냐. 그럼 너무 늦는 거 아니냐. 비정상의 정상화 많이 주장하는 사회인데 그런 측면에서 (폐로가) 돼야 한다. (월성1호기가 결정됐으니) 이제는 정부가 부담없이 고리원자로(1호기)는 폐로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폐로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 같다.

▶제가 자꾸 고리1호기 폐로 주장하니까 정부나 딴 데서는 부산시장은 의사결정 권한이 없지 않느냐 하는데 그런 말은 당치 않다. 시민 안전과 생명재산 문제인데 설혹 권한이 없어도 내 책임 아니라고 해서 나몰라라 하는 게 시장으로서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 내 권한이 안 되더라도 끝까지 관철시킬 책임이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교감도 있나.

▶의견교환이 있었던 건 아니다. 김 대표는 여태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된다, 정치권에서는 가급적 의견 자제하자'는 입장이었다. 당정협의 문답에서 그런 말씀한 것은 아무래도 김 대표는 고위 결정권자와 만남이 자주 있지 않겠나, 하다보면 원자력 문제도 나오고 나름대로 정보를 갖고 하시는 게 아닌가 추측한다.

-서 시장의 원래 지역구인 해운대기장갑은 인구가 늘어 분리 대상 아닌가.

▶해운대는 반드시 두 개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것들 제대로 가다듬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선거구 확 줄인다는 중앙선거관리위 안이나 지구당 부활안은 반대한다. 우리가 얼마나 정치개혁을 위해 이만큼 해왔는데 다시 지구당을 부활시켜 과거 관행 살아난다는 여지를 주는 것 위험하다.

-부산시장 이후의 정치적 비전이나 목표는 무엇인가.

▶일부 단체장 중에 단체장을 자기 정치적 목적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경향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시장 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공약사항들 제대로 지켜 나가고, 주민에게 믿음을 주고, 그걸로 부산 발전시키는 게 당면과제이기도 하고 그것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본인도 잠재력이 큰 정치인 아닌가.

▶처음 듣는 이야기다.(웃음) 시민들이나 국민들이 만들지 않겠나. 각 단체장들이 잘 되도록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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