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정책 엇박자 이어 디플레 상반된 전망

[the300] 김무성·이완구 "디플레 심각" vs 최경환 "유가하락 호재"

이하늘 기자 | 입력 : 2015.01.07 14:4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사진= 뉴스1
비정규직 대책과 연금개혁 등 일부 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을 낸 새누리당과 정부가 이번에는 디플레이션 등 경제전망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한 언론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전문가의 86%가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여당 "디플레이션 우려 심각" vs 정부 "실질소득증대로 수요 반등 가능성"


이완구 원내 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경제가 대단히 심각하다.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는 요소들이 곳곳에 상존하고 있다"며 "일부 경제단체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선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새누리당 인사들은 국회에서 경제활성화 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명분으로 디플레이션을 내세웠다.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으로 주가 및 부동산의 가격도 하락한다. 다수 경제학자들은 디플레이션을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보다 더욱 위험한 현상으로 분석한다. 자칫 공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날 정부는 여당과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놨다.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수요 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과 다르다며 "국제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디플레이션은 공급보다는 수요 부족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호재"라며 "저유가가 실질소득 증대로 이어져 오히려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수장과 여당 지도부가 각각 전혀 다른 경제전망을 내놓은 것. 이에 따라 향후 처방을 놓고서도 정부와 여당의 입장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일부 정책을 놓고 정부와 여당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어 향후 당정 간 긴밀한 정책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일부 정책에 여당 의원들 "무능"·"골병"·"미봉책" 원색비난


우선 지난해 말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성토 목소리가 높다. 이 대책은 비정규직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 의원들로서는 자칫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는 이 정책이 탐탁지 않다.

이 원내대표는 이 대책에 대해 "미봉책"이라며 "비정규직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표된 대책은 정부의 공식적 의견이 아니라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2일에도 정부가 내년에 공무원연금 개혁과 함께 사학·군인연금을 손보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새누리당 다수 의원들이 곧바로 들고 일어났다. 김 대표는 "정부의 무능"이라며 적집적인 비판을 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정부 뒤치다꺼리에 골병이 들 지경"이라며 관련 실무자 문책을 주장했다.

이에 최 부총리가 26일 "현재는 재정 적자가 심각한 공무원연금 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면서 '없던 일'이 됐지만 여전히 정부와 여당간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집권 중반기를 맞아 청와대에 과도하게 기울었던 무게 중심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여당과 정부의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이 있는 만큼 표에 직결되는 정부정책에 대해 여당 의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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