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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사진=뉴스1 |
증여세를 주식 등으로 물납하는 것을 금지하고, 상속세에 대해서도 물납 허용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만약 이 법안이 시행된다면 기업의 대주주 일가가 사전에 물려받은 지분에 대한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고, 이것이 주가에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납이란 현금이 부족한 납세 의무자가 재산 처분에도 어려움이 있을 경우 주식 등 다른 재산으로 대신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증여세에 대해 물납 제도를 폐지하고, 상속세에 대해서는 납세자가 금전적으로 납부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토록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속세에 대한 물납 허용 조건은 현행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서 '납부세액이 1000만을 초과하며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바뀐다.
심 의원은 "증여세는 일반적으로 사전 계획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물납 제도의 기본취지에 합당하지 않다"며 "상속세의 경우도 납세자가 금전으로 충분히 납부가 가능한 경우 상속세를 물납하는 것은 물납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여세에 대한 물납이 금지되면 납부 의무자는 증여세로 낼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재산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현금이 부족한 대주주 일가의 경우 증여세 마련을 위해 주식을 내다파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주식매도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지금은 정부가 증여세로 주식을 물납받은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위탁해 순차적으로 현금화하는 절차를 밟는다. 현재 주식 가운데 상장주식에 대해서만 물납이 허용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증여세에 대해 물납을 금지할 경우 납세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증여세에 대한 채권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현금을 받든 물납으로 받든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국회 기재위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 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만약 정부가 증여세를 물납받은 뒤 재산을 팔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세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심각하다면 증여세 물납을 금지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 위원장은 그러나 "증여세 납세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물납할 경우 정부가 주식을 내다팔기 전까지 해당 주식의 의결권이 사실상 묶여있는 만큼 경영권 보호에 도움이 된다"며 "또 납세가 증여세를 현금으로 내기 위해 주식을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도 내야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납세자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양도세가 면제되지만, 지분율 2%(코스닥은 4%) 이상 또는 주식총액 50억원(코스닥은 40억원) 이상의 대주주에 대해서는 20%(중소기업은 10%)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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