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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새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은 국회의 협상파트너이자 예산안 편성권을 가진 기획재정부다. 우리 헌법에 감액은 국회 소관이지만 증액은 정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을 12월 2일까지 처리하게 되면서 기재부의 권한이 더욱막 강해졌다.
예산안 처리 하루 전인 1일 막바지 예산 심사에 나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여야의원들은 한결같이 기재부의 파워를 실감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예결위 간사는 "정부원안이 올라가면서 칼자루가 기재부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재부와 어제(30일) 3시간 동안 회의를 했는데 증액 관련에서 통과된 게 하나도 없다"면서 "증액 부분을 받아줘야 하는데 여당은 말을 못하고 야당은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예산안조정소위에 참여하고 있는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예산안 최종 논의 과정은 여야 갈등이 아니라 국회 대 기재부 갈등이라고 강조했다. "사업에 대해 건별 여부가 아니라 (기재부가) 총체적으로 반영을 안한다"면서 "여야가 예산을 더 확보하기 위한 구도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가 예산 증액에 대해 기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과거에는 기재부에서 12월 31일 넘어가는 게 부담이 있었는데 (선진화법으로) 시점 부담이 없으니 힘이 더 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예산 심사과정에서 기재부의 권한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예산안조정소위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김 의원은 "정부가 예산편성권을 가지고 있고 국회는 감액만 가능하다"며 "증액은 정부권한으로 소위 슈퍼갑으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국회선진화법의 '자동부의제' 이전에는 매번 새해 막바지에 예산안을 처리하는 바람에 정부가 '준예산 편성' 사태를 우려, 예산심사에 애를 태워왔다.
하지만 올해는 법정기한인 2일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정부예산안이 이미 자동부의된 상태다. 예산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오히려 '원안'을 지킬수 있기 때문에 이를 지렛대로 최대한 느긋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2002년 이후 단한차례도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 처리하지 못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의 자동부의제 조항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여야의 교섭력을 약화시킨 셈이다.
예산안 처리 하루를 앞둔 이날에도 여야와 기재부의 힘겨루기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누리과정 예산논의 과정에서 교육재정교부금 미정산분 500억원을 놓고 기재부가 이견을 제시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박완주 의원은 "이런 기간 밀고 당기기가 일주일 카타르시스는 있을지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선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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