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여야 회동…개헌·공무원연금 의제 '맞교환' 출발점 될까

[the300]두 국가적 과제 여야 이해 엇갈려…공무원연금 개혁 속도·靑 결단이 관건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랑재에서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마친뒤 회담장을 나서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2013.9.16/뉴스1


오는 29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간 회동을 앞두고 개헌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 정치권의 '빅2' 의제가 어떤 식으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야당은 개헌에 각각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두 의제를 서로 받아들이는 맞교환이 시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9일 국회 시정 연설 후 여야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회동을 갖는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의제를 놓고 회동을 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의 시정 연설, 다음날(30일) 있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도 시차를 두고 3자 간에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입장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회동은 개헌과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세 주체간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공무연연금 개혁안 처리에 대한 협조 요청에 상당한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100만명에 이르는 전국 공무원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일인 만큼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개혁안은 법안 사항으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청와대는 연내 처리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여당은 당초 선거에 대한 부담으로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지난 19일 고위 당정청 회의 이후 김 대표가 적극적으로 총대를 메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야당은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연내 처리'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이해 당사자 협의 등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공무원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데다 여권이 조급해 하는 이슈에서 최대한 많은 걸 얻어내야할 필요가 있다. 전날 발표된 새누리당의 개정안에 대해서도 '하후상박'이 아닌 '하박상박'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개헌 이슈는 정반대다. 야당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청와대는 적극 반대, 여당은 내부 기류가 나뉜다. 새정치연합은 우윤근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개헌론자이고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개헌 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 위원장과 우 원내대표가 모두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 참석하고 문 위원장은 다음날 교섭단체 연설도 갖는다. 어떤 식으로든 개헌론을 테이블 위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여당은 김 대표가 '개헌 봇물'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청와대가 김 대표를 정면 비판함으로써 개헌 논의가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내에 개헌파들이 상당수 있고, 김 대표도 '정기국회'를 전제로 개헌 논의 중단을 선언해 연말 이후에는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이처럼 공무원연금 개혁과 개헌 사이에 여야간 이해가 갈리면서 두 국가적 과제를 서로 수용하는 '빅딜'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어느 한 쪽이 반대할 경우 성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양측이 원하는 것을 서로 맞바꾸는 식으로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와 여당은 개헌 논의를 맡을 국회 개헌 특위 구성을 받고, 야댱은 공무원 개혁안 처리에 협조를 하는 식이다.

여당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빅딜 가능성에 대해 "정치에는 그런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새누리당으로선 공무원연금 개혁 뿐 아니라 사학연금, 군인연금까지 연이어 개혁과제들이 있다"면서 "만약 개헌 논의 수용을 전제로 이들 개혁 과제를 제의를 해온다면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먼저 테이블에 오른 공무연연금 개혁 논의 속도와 박 대통령의 입장변화 여부다.공무원연금 개혁의 경우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어 처리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박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반감은 수 차례 개헌 논의에 '쐐기'를 박을 정도로 강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개헌은 통치 구조에 관한 문제로 대통령 입장에서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은 여론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마냥 반대만할 수도 없는 입장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연내 하자고 하는 것도 내년 이후 개헌 카드와 맞물리면 더 풀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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