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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법 개정안 발의 관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이총희 회계사(맨 왼쪽)/사진=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
회계업계가 최근 들썩이고 있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주식회사 외부감사인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안 때문이다. 외부감사인 지정제 확대가 골자로 업계는 감사독립성을 확보하고 저가 수수료 경쟁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감법 개정안이 발의된 데에는 젊은 회계사 모임인 청년공인회계사회의 역할이 컸다. 이 단체는 지정제 확대를 위해 회계사들의 의견을 모으고 입법 공청회에 참여하며 외감법 개정에 적극 동참했다.
청년공인회계사회는 이총희 회계사(30세)가 지난 2011년 처음 구상했다. 6년차 회계사인 그는 "기업 감사보고서를 읽을 때 회계사인 나부터 믿음이 안 갈 때가 종종 있었다"며 "감사 환경을 되돌아보고 회계사들이 제대로 감사를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고민을 회계사 인터넷 카페에 올려 다른 회계사와 나눴다. 자본주의 파수꾼으로서 독립적인 감사의견을 내는 회계사를 꿈꿨으나 감사현실에 한계를 느낀 이들이 모였다.
이 씨는 회계법인이 감사를 실시하는 감사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자유수임제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회계법인과 기업 간의 재무적 이해관계가 감사 독립성을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현장에서 감사를 진행하다 보면 피감기업이 감사인에게 불완전 자료를 제공하는 등 '을' 대우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회계법인도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재 성격을 지닌 감사를 수익 관점으로 접근하다 보니 저가수임 경쟁을 낳고 부실감사를 초래한다는 얘기다. 또 컨설팅·조세 등 회계법인의 다른 사업 부문이 기업과 재무적으로 얽힌 탓에 공정 감사를 소홀히 한다고 주장했다.
외감법 개정안은 이런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는 법안이다. 이 씨는 "현재 감사환경에선 감사인이 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며 "이해관계인이 많은 상장회사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지정제가 확대돼야 한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모든 상장사와 금융사에 지정제를 전면 도입하자는 외감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그는 이에 대해 "음주운전은 무고한 사람까지 다치게 할 수 있어 예방차원에서 단속을 하는 거다"며 "감사도 마찬가지로 일부 기업과 회계법인의 잘못이 과거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태처럼 커질 수 있어 미리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정제 확대 뿐 아니라 회계정보가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재무제표와 기업 정보가 들어있는 감사보고서가 이해당사자나 일부 주식 투자가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확한 정보를 담지 못한 감사보고서는 소액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회계사들이 대중들에게 더 투명하게 회계정보를 제시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재무제표를 쉽게 해석할 수 있는 활동을 해 정보 격차를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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