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 안 해? 선거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
지난 17일 5선 이상의 여·야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농담을 던졌다.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국회의원 재산순위 1위인 정 의원이 돈이 부족할 일은 없지만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예비 후보자들이 앞다투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현 세태를 풍자한 것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그러고 보니 내 차례네."라며 역시 농담으로 맞받아치자 누군가 손사래를 쳤다. "요즘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로 정치자금 받는다고 언론에서 야단인데 그런 얘기하면 큰일난다"고 말이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대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출판기념회에서 '책값'으로 받는 돈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실제 유력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열면 지역구나 정부 부처, 산하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도장 찍기'는 물론 정가보다 훨씬 비싼 '책값'을 건네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잡았다. 이러다보니 책을 써서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기념회를 열기 위해 책을 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러한 왜곡된 관행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관련한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의 출판기념회 이야기를 언급했다.
서청원 의원은 "대구에서 열렸던 조원진 의원 출판기념회를 가보니 (돈을 넣는) 함 자체를 없애고 별도의 부스에서 책만 팔더라"며 "출판기념회에 온 사람들에게 봉투를 받지 않는 새로운 방법으로 했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출판기념회로 정치인들을 비판하더라도 조 의원은 빼야겠더라"고 말하자 여야 중진위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조 의원은 '책 안 파는 출판기념회'를 콘셉트로 삼아 참석자들의 '책값'에 대한 부담을 덜고 대신 책 소개가 간략히 들어간 팜플렛과 동영상, 프로젝트 핌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출판기념회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모집이 아닌 책 자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비정상의 정상화'를 지향한 셈이다.
아예 출판기념회 없이 책을 출판한 국회의원도 있다. 다보스포럼에서 아시아 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달 '다보스이야기'(공동저자 연세대 정외과 문정인 교수)를 출간한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책 출간 직후 다보스포럼 현장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태느라 출판기념회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보스포럼에 대한 관심과 이 의원의 생생한 경험과 경력이 관심을 끌면서 이 의원의 책은 베스트셀러에 준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운데 정치권도 출판기념회에 대한 제도 정비를 준비 중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도 후원회 형태의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7일 5선 이상의 여·야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농담을 던졌다.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국회의원 재산순위 1위인 정 의원이 돈이 부족할 일은 없지만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예비 후보자들이 앞다투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현 세태를 풍자한 것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그러고 보니 내 차례네."라며 역시 농담으로 맞받아치자 누군가 손사래를 쳤다. "요즘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로 정치자금 받는다고 언론에서 야단인데 그런 얘기하면 큰일난다"고 말이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대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출판기념회에서 '책값'으로 받는 돈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실제 유력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열면 지역구나 정부 부처, 산하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도장 찍기'는 물론 정가보다 훨씬 비싼 '책값'을 건네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잡았다. 이러다보니 책을 써서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기념회를 열기 위해 책을 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러한 왜곡된 관행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관련한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의 출판기념회 이야기를 언급했다.
서청원 의원은 "대구에서 열렸던 조원진 의원 출판기념회를 가보니 (돈을 넣는) 함 자체를 없애고 별도의 부스에서 책만 팔더라"며 "출판기념회에 온 사람들에게 봉투를 받지 않는 새로운 방법으로 했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출판기념회로 정치인들을 비판하더라도 조 의원은 빼야겠더라"고 말하자 여야 중진위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조 의원은 '책 안 파는 출판기념회'를 콘셉트로 삼아 참석자들의 '책값'에 대한 부담을 덜고 대신 책 소개가 간략히 들어간 팜플렛과 동영상, 프로젝트 핌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출판기념회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모집이 아닌 책 자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비정상의 정상화'를 지향한 셈이다.
아예 출판기념회 없이 책을 출판한 국회의원도 있다. 다보스포럼에서 아시아 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달 '다보스이야기'(공동저자 연세대 정외과 문정인 교수)를 출간한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책 출간 직후 다보스포럼 현장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태느라 출판기념회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보스포럼에 대한 관심과 이 의원의 생생한 경험과 경력이 관심을 끌면서 이 의원의 책은 베스트셀러에 준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운데 정치권도 출판기념회에 대한 제도 정비를 준비 중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도 후원회 형태의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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