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당직을 놓고 고심하던 일부 중진의원들이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새누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당대회는 김무성 서청원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원내대표는 남경필 이완구 정갑윤 의원 간의 경합이 큰 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대표를 결정할 전당 대회 시기를 논의한다. 황우여 대표최고위원의 임기가 5월이지만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해 8월께로 미뤄 치르는 방안이 유력했다. 다만 일부 재선 의원들이 조기 전대를 주장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직후인 6월말이나 7월 초에 치르는 절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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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새누리당 당권 후보로 평가받는 서청원 의원(왼쪽)과 김무성 의원.

당 대표 경쟁은 5선의 김무성 의원과 7선의 서청원 의원 간 '2파전' 양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륜, 정치적 무게감, 당내 리더십 등에서 이들 두 사람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친이(친 이명박)계 등 비주류까지 감싸않는 폭넓은 리더십이 강점이고, 서 의원은 주류 친박(친 박근혜)의 맏형 격으로 당청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최경환 원내대표(3선)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있고, 6선의 이인제 의원도 당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중진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잇따르면서 5월 원내대표 경선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 요청을 받았던 5선의 남경필 의원은 이날 도지사가 아닌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해 "다 지방선거에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울 것이냐"며 "원내대표 준비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에서 (경기도지사) 불출마선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을 자제한 것"이라며 "선택은 원내대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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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남경필 의원(사진 왼쪽부터), 이완구 의원, 정갑윤 의원.

충청권 맹주로 꼽히는 이완구 의원(3선)도 당대표 도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최근 원내대표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울산시장 출마 뜻을 접은 정갑윤 의원(4선)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정우택(3선) 유기준(3선) 최고위원도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승민 의원(국회 국방위원장·3선)의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지만 성향상 이번 보다는 임기 후반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원내대표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4선의 이주영 의원은 이날 해수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당분간 원내를 떠나게 됐다.

원내대표에 관심이 있던 김기현 정책위의장(3선)은 울산사장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김 의장은 이날 울산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로선 그렇다"고 답했다. 역시 원내대표 후보군에 포함됐던 홍문종 사무총장(3선)은 지방선거 실무책임자로서 역할이 커지면서 지방선거 직전 열리는 원내대표직 도전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는 후반기 상임위 배정 권한이 있는데다 전당대회가 8월로 미뤄질 경우에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분간 '당의 얼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7월 재보선 공천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한편 해양수산부 장관에 하마평이 있었던 서병수 의원(4선)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각 대신 부산시장 선거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