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이 4일 여야가 함께 국가의 주요 과제를 논의할 초당적 국가미래전략기구 설치를 제안하며 협력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권은 '언행불일치'이라며 혹평했다.

황 대표는 이날 열린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당면한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려면 정권을 넘어서서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여야 협력체제가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여야 대연정의 정신을 바탕으로 주요 국가정책에 대한 국회 내 초당적 국가미래전략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우선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저성장 기조에서 양극화 극복을 위한 일자리정책, 대북정책 및 동북아 외교전략, 한국형 복지모델과 같은 10~20년을 내다보아야 하는 3대 중장기 국가정책 기조에 대해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정부에는 민생위기를 극복할 핵심방안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총력 체제 전환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각 부처별 일자리 실적 점검체제를 마련하고 중앙-지방 일자리 정보를 연계하고, 산업-교육-노동-복지 부처를 연계하는 일괄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지자체 단위로 일자리 창출과 알선을 기관장이 앞장서서 추진하도록 하고, 이를 공약하도록 해 그 결과를 점검, 평가하고 다음 선거에서 공천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 정보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민등록번호의 대체 수단으로 개인정보가 들어있지 않은 일반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일을 고안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감독기구 설립과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임의번호 부여방안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법안과 관련해서는 △정보보호에 관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전기통신사업법 △북한인권법 △지방재정 건실화와 책임성 확립을 위한 지방재정법 △기초노령연금액을 인상하는 기초연금법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급여별 선정기준을 다층화하고, 맞춤형 급여를 제공하려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장애인연금 지급대상을 확대하고 기초급여액을 현행 보다 2배 인상하는 장애인연금법 등을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주기적 심사를 의무화하고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방안과 아직 추진하지 못한 독점방지·공정경쟁·동반성장 정책 법안도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진정성 없는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지키지 않을 공약을 남발했듯이 진정성은 없이 오로지 연설을 위한 연설이었다"며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말씀도, 중소기업을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말씀도, 국민 눈높이에 맞추어 지방선거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말씀도 모두가 그동안 보여준 정부 여당의 정책과는 정반대의 '언행불일치' 연설이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측은 신당과 관련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안 의원측의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금태섭 대변인은 "그동안 잇따른 공약 후퇴로 국민들을 실망시켜 온 집권당 대표가 새해 첫 국회 연설에서 '대통합 정치'를 강조하면서도 창당을 앞둔 신생 정당을 폄훼하는 것은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안철수 신당'을 겨냥, "싸우지 않고 잘하자는 것으로 정당의 필요충분조건을 다 채웠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