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the300]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11일 공론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시민대표단 숙의토론회 세부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사진제공=국회 연금특위

"국민연금 기금을 고갈시키면 미래 세대가 부담이 커진다. 기금은 남겨주는 배려심 깊은 선배가 돼야 한다."(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국민연금을 최소한 100만원 정도는 받는 노인이 되도록 해주는 게 미래세대 부담을 더는 길이다." (남찬섭 동아대 교수)

14일 오전 서울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개최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적정한 소득대체율 수준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소득대체율은 연금 가입기간 중 평균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로 올해 기준 42%다. 2028년에는 40%로 고정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소득대체율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보험료율을 점진적으로 12%까지 올리는 '1안'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면서 현행 보험료율 9%에서 13%로 점진적으로 올리는 '2안' 두 가지를 두고 토론했다. 1안은 '더 내고 지금처럼 받는' 방법으로 재정안정성에, 2안은 '더 내고 더 받는' 방법으로 소득안정성에 방점을 둔 것이다.

재정안정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소득대체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해외와 비교해봐도 결코 낮지 않고, 국민연금 기금고갈 등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한다.

1안을 주장하는 석 교수는 "2안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악화시키는 개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적립기금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현재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1000조원 규모다. 여기에 보험료율을 올리면 기금규모가 커지고 기금운용 수익도 늘어나 향후에는 보험료율 인상폭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적립기금 규모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석 교수는 더 나아가 "보험료율 15% 올리고 수급 개시 연령도 (현 65세에서) 68세로 조정하면 2091년에도 기금 유지가 가능하다"며 "적립기금이 고갈되지 않는 상태에서 연금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호영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연금특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준 의원, 김상균 공론화위원회 위원장 등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1.31.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반면 소득안정성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국민연금 5차 재정계산 추계 등이 현 기금고갈 시점을 이르게 추산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다른 공적연금과 함께 지원될 경우 기금고갈 걱정없이도 소득대체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남 교수는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2안이 특히 청년세대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60대는 (국민연금을) 19년 가입하고 69만원을 받지만 2030세대는 (60대보다) 5~6년 더 가입하는데 최대 66만원 받는데 그친다"고 했다. 이어 "(2안처럼)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국민연금 등으로) 100만원 가까이 받게 된다. 2030세대들이 노인이 될 때 연금으로 66만원 받도록 하는 것보다 100만원 받도록 하는 것이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국민연금 5차 재정계산에서는 현재 기금수익률을 4.5%로 봤는데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평균 수익률은 실제로는 5.9%로 낮게 가정한 것"이라며 "재정계산은 여러 불확실한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참고자료로만 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국고를 투입하면 계층·세대간 소득 재분배 효과와 함께 기금을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고려해 향후엔 근로소득 이외의 자본에도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보험료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안했다.

한편 국회 연금특위는 지난 13일부터 500명의 시민대표단이 참여하는 숙의토론회를 열고 있다. 이날 토론회를 포함해 오는 20, 21일까지 총 네 차례 진행된다. 20일에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의 관계 등 구조개혁, 21일에는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토론이 종료된 후에는 참여한 시민들 대상으로 연금개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되며, 연금특위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개혁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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