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vs 의사' 극한 대치에 의료 위기…국회는 수수방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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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광주시의사회와 전남도의사회 회원들이 15일 오후 광주 서구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윤석열케어 규탄대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2024.2.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에 나서는 등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에도 중재하려는 국회의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총천 파동 등의 후유증을 겪으면서 담당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야 공천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회 복지위 소속 의원 24명 중 8명(33.3%)이 당 경선에서 낙천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낙천자와 불출마자까지 포함한 4.10 총선 본선에 나가지 않는 의원은 복지위 구성원의 절반인 12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복지위 의원들은 당 내 '비명(비이재명)횡사' 파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4선의 김영주 의원은 민주당으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해당한다는 통보에 반발해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신동근 복지위 위원장을 비롯, 고영인 복지위 야당 간사, 정춘숙·전혜숙 의원은 당 경선에서 탈락했는데 이후 전 의원은 당의 공천 방침 등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여당에서는 서정숙·최영희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공천배제) 됐으며 조명희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탈락했다.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의원도 상당수다. 김근태(GT) 의장계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불출마 선언 후 지역구를 친명(친이재명)계 안귀령 후보에게 물려줬다. 비례대표 출신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 이종성 국민의미래 의원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고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도, 지역구도 정하지 않았다.

복지위 소속 24명 중 절반(12명)이 민주당 의원이지만, 같은 당 소속 의원끼리도 엇갈린 운명 탓에 야당 단독 개의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여당 복지위 소속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지금 복지위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며 "(논의는) 총선 끝나고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53명 중 78명으로 구성된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15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해 일방적인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2024.3.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앞서 민주당은 의대 증원과 함께 10년 간 의사가 지역에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 도입 법안'(지역의사제법)과 '공공의대 설립 법안'(공공의대법) 입법도 검토해왔다. 의대 증원으로 늘어난 의료 인력이 필수 의료 분야와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 방법으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지역의사제법과 공공의대법의 본회의 직회부를 고심해왔다.

하지만 공천 파동 이후 민주당 소속 의원 이탈자가 두 명(김영주·전혜숙 의원)이나 생기면서 본회의 직회부 요건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법사위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60일간 계류하면 해당 상임위원장은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15명)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법안을 직접 상정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현재 복지위 전체 의원 24명 중 민주당·정의당 등 야권 의원은 13명으로 정족수에 못 미친다.

다만 복지위 야당 간사인 고영인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 별 의석수는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탈당으로 공백이 생기면 타 상임위와의 사·보임을 통해 인원을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야당은 여당이 의대증원 이슈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다고 비판한다. 대통령실이 총선용으로 추진하는 공약이기 때문에 여당이 굳이 중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야당은 '원포인트'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여당으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도 주장한다.

여야 모두 사회적 갈등에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복지위 소속 강은미 녹색정의당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확대 발표 후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전문의·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을 예고하지만 국회는 직무 유기 중"이라며 "국회가 의사 집단의 목소리를 경청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고 의사들이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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