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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최인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위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7.24.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국토위) 일동은 27일 정부·여당을 향해 "원희룡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철회와 사업 정상화를 즉각 수용하고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반드시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국토위원 일동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불과 48일 만에 대통령 처가 토지가 밀집한 곳으로 종점이 변경 추진되기 시작했다"며 "전문가들조차 아주 예외적인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대체 누가, 왜, 어떠한 절차로 이러한 의사 결정을 했는지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도 60% 넘는 국민들이 '의혹이 있다'고 답변했다"며 "의혹이 불거진 후 어제 첫 번째 국토위 회의를 열었다. 합리적인 의혹 제기에 대해 국토부 장관의 충분한 설명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원희룡 장관은 합리적으로 해명을 하러 나온 게 아니라 야당과 싸우기 위해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장관이 아니라 정치인 원희룡의 모습이었다"며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민주당의 거짓 선동에 답변할 수 없다. 내용을 잘 아는 용역사를 불러서 직접 물어봐라. 국토부 실무자가 답변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참으로 낮 부끄러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위원 일동은 "장관의 비상식적인 태도가 의혹을 오히려 더 크게 키웠다"며 "종점 변경이 정상적인 절차였다면 왜 장관이 직접 답변하지 못하나, 도대채 뭐가 두려워 대답을 부하직원과 외부 용역사에게 미루는 건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장관이 일부러 정쟁을 유도하고 상임위를 파행으로 이끌려고 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국토부 장관에게 촉구한다. 원희룡 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야당 국회의원들과 국민들을 우롱하고 무시했던 처사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기 바란다"며 "또 사업 백지화를 즉각 철회하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그 누구도 장관에게 사업 백지화를 주문한 적이 없다. 여당 의원들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위법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며 "양평군민을 비롯한 국민들께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죄하고, 백지화를 하루빨리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제 국토부 장관의 무책임한 답변 태도를 보면서 대통령 처가 특혜의혹 진상규명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정조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국정조사에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용역회사 뿐 아니라 도로건설 전문가도 부르고, 양평군 전/현직 군수와 문제가 불거진 양평군 안철영 도로국장 등 서울-양평 고속도로 업무를 담당했던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불러 철저히 심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 일동은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자료 중 일부에서 자료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 정부의 답변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부르고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 누구라도 허위 답변으로 국회와 국민을 모욕한다면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가 상정될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해 정말 떳떳하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정상화시킬 의지가 있다면 국정조사에 반드시 응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국토위에서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희룡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사업) 백지화 선언이라든지 최근까지 장관의 잘못된 태도,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된 국토부의 태도 등을 감안해 여러가지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말씀드린다"며 "국민들이 원 장관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 엄청난 지적을 하고 계신다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 의원은 전일 국토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국정조사 범위에 포함돼야 하는 게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사업 변경의) 과정이 합리적인 과정을 거친 게 전혀 아니다. 지난해 3월 용역계약 체결 뒤 보름 정도 만에 종점 변경하겠다는 사업 시작 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불과 48일만에 강상면으로 종점을 변경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전문가들과 토론해야 하고 여러 가지 현장조사, 지질조사, 환경조사 등을 다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불과 48일 만에 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노선을 변경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뒤 어떤 과정들도 이를 합리화하는 과정이었다(고 본다)"며 "국토부는 (이같은 의혹 제기가) 정치공세라는 자세로 일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