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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항의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는 여야의 의사일정 합의 불발을 이유로 회의시작 6분만에 산회를 선포하면서 파행됐다.2023.6.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6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파행 속에 약 1분30초 만에 산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에 대한 현안질의를 요구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이 여전히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야당 주도로 열었던 지난 22일 전체회의에 이어 이날 회의도 불참한 신임 과방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두고 "고의로 직무를 유기하는 등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산회 후 여당을 성토하는 과정에서 마이크가 꺼지자 "장 위원장이 음향시설 협조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느냐"라며 과방위 행정실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번 전체회의는 민주당이 개회를 요청하면서 이날 오전에서야 긴급하게 일정이 잡혔다. 당초 과방위는 오는 28일 전체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업무보고 등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주요 현안에 대한 질의가 우선이라며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과방위는 지난 22일에도 동일한 과정으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당이 불참하면서 별 다른 안건논의 없이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아 회의를 주재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늘 회의는 국회법 52조에 따른 조승래 의원 등 11인의 개회 요구로 열리게 됐다"면서 "의사일정은 (회의 직전인) 오후 1시40분까지도 협상을 계속했지만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오늘 회의도 의사일정 없이 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회의가 지난주 목요일(22일) 전체회의처럼 민주당이 간사 간 협의 없이 잡는 것에 대해 모양이 좋지 않아 보인다. (여야) 간사 간 협의해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 시급한) 법안이 통과되면 언제든 전체회의 열 수 있고 현안질의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며 "28일 전체회의도 개최되지 않을 것이다. 추가 협상안도 제시했는데 좋은 결과 기다리겠다"며 곧바로 산회를 선포하고 퇴장했다.

여야는 지난달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상임위원장이 교체된 이후 의사일정과 각종 쟁점현안을 놓고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장 의원과 여당이 가장 시급한 현안인 '우주항공청 특별법'(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며 법안소위와 공청회 일정을 잡은 것을 두고 민주당이 여야 합의없는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야당은 박성중 의원이 퇴장한 직후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사고(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를 이유로 회의에 불참한 장제원 의원을 향해 상임위 운영을 기피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전체회의를 소집요구했는데 위원장이 연이어 사회권을 넘기고 이를 받은 박성중 의원이 산회 선포하고 나가는 것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며 "민주당은 방송이슈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질의 기회를 달란 요청인데 그걸 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여당 입김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 정부 부처도 현안질의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의원은 "오늘 전체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원안위에 민주당과 정책간담회 하자고 했는데 원안위가 거부했다"며 "정말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국민불안을 생각한다면 공식회의 아니더라도 간담회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게 정부기관의 책무 아니냐"라고 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지명 계획 철회도 촉구했다. 조승래 의원은 "아시다시피 이동관 특보는 확인된 사실들만 하더라도 당장 물러나야 할 사람"이라며 "방통위원장 지명 계획이 있다면 당장 철회하시길 바라겠다"고 했다.

이 발언 도중 과방위 행정실이 조 의원의 마이크를 끄면서 민주당 과방위원들의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이 곳이 국회인가 국민의힘 당사인가. 왜 마이크를 끄고 그러느냐"라고 항의했고, 조승래 의원은 "(장제원) 위원장이 음향시설을 협조하지 말라고 했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방위 행정실장은 "정치적 논란이 있는 발언은 위원장 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장제원 의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이 의지가 없고 자격이 없으니 그만두게 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고 했고, 박찬대 의원은 "지금같은 사태를 계속 좌시하면 안 될것 같다.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이 고의로 의사진행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간사가 실질적으로 상임위를 주관해야 한다"며 "위원장 자격, 유기 여부에 대해 단호하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