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돈봉투 덮고 지지층 결집"...野 '노란봉투법' 폭주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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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임이자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요구건과 관련해 전해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2023.05.24.
국회 과반 167석을 틀어쥔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엔 '불법파업 조장법'으로 불리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에 회부했다.

앞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나 간호법 제정안처럼 이번에도 야당은 의석수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머릿수에서 밀린 여당은 또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야당의 본회의 직회부→대통령 거부권 행사→국회 재의 부결→법안 폐기'로 이어지는 우스꽝스러운 패턴의 반복이 불가피해 보인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회의 직회부가 의결된 노란봉투법은 파업을 벌인 노동조합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청노조가 원청업체를 상대로 교섭과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보장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부추겨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사용자가 파업으로 손해를 봐도 이를 배상받기 어려워지며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는 점도 반대 근거로 든다. 재계는 '파업 만능주의'를 만연시켜 국내기업들의 투자뿐 아니라 해외기업들의 직접투자에도 큰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은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결국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국익을 침해하는 법안, 이해당사자들 간에 갈등이 첨예한 법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된 법안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밝혀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국회의 결정을 뒤집는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지만 사회적, 경제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과감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는 "윤석열정부의 정책, 국정 기조에 맞지 않기에 거부권 행사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면서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면 일차적으로 대통령과 여당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제=뉴스1) 강대한 기자 = 14일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앞 도로에서 회사 임직원 및 가족, 거제시민, 상인 등이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불법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대우조선 제공).2022.7.14/뉴스1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같은 절차를 거쳐 폐기될 공산이 크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가 재의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재적 인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다시 표결했지만 충분한 찬성표를 얻는 데 실패해 최종 폐기됐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의 경우도 이달 25일 또는 30일 재의결 절차를 거칠 예정인데, 찬성표를 3분의 2 이상 받지 못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노란봉투법 역시 본회의에 직회부돼 압도적으로 의결되더라도 대통령의 재의요구, 부결 등을 거쳐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 본회의에선 노란봉투법 외에 지난 3월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한 방송법 개정안도 표결을 앞두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 역시 노란봉투법 등과 동일한 운명(직회부→재의요구→폐기)이 예상된다.

다수 의석을 앞세워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더라도 결국 대통령 거부권에 막혀 실제 시행될 가능성이 없는 무리한 법안들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는 배경엔 내년 총선을 노린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투자 논란' 등 악재를 덮는 한편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유도함으로써 관련 계층의 부동표를 흡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방송법 등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법사위를 패싱한 법안이 벌써 11건인데, 오늘 노란봉투법이 또 추가됐다"며 "습관적 입법 강탈의 목적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를 덧씌우고 '쩐당대회'와 김남국 코인 사태로 수세에 몰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민주당 핵심지지과 관련된 문제"라며 "총선 앞두고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투자 논란등으로 이탈하려는 지지층의 마음을 붙잡고, 핵심 지지층을 단단히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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