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날짜도 못 잡은 국회 법사위…정책 아닌 '정쟁의 장'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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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가운데)과 여야 간사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2023.2.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3월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가 정책의 장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법사위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13일 현재까지 3월 회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상임위의 회의 일정은 여야 간사들이 협의해 결정한다. 다른 상임위들은 대부분 지난 10일쯤 회의 일정을 확정했다.

법사위는 타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법안들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보통 본회의 직전에 회의를 몰아서 한다. 하지만 최근 법사위에서 여야가 양곡관리법·간호법 등 다양한 법안들을 놓고 부딪힌 만큼 이번 일정 협의가 늦어지는 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게 법사위 안팎의 해석이다.

법사위의 한 여당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안질의를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법안 논의할 게 얼마나 많은데 현안질의를 하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당 소속 법사위원은 "민주당이 법사위에 계류된 쟁점 법안들을 각 상임위의 안건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본회의로 직회부하는 꼼수를 써 온 게 아무래도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 회의 일정 협의가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규탄 입장을 낼 계획이다.

기자회견은 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민주당 의원 이름으로 잡혀있다. 관련해 기 의원 측은 "구체적인 기자회견 내용은 미리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법사위의 한 야당 관계자는 "당초 예정대로라면 이미 회의 일정이 잡혔어야 맞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자세한 이유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현안질의를 통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당에서 추진하는 현안들에 대한 주의 환기를 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 등을 지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사위의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아무리 민주당이 다른 요구사항을 얘기하면서 회의를 잡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본회의 전에는 법사위를 무조건 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일 내에 회의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법사위가 열린다고 해도 법안들을 세세히 뜯어보며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현안질의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의사진행발언 등을 통해 정무적 차원의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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