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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민기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감사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수서고속철도(SRT) 등에 열차 이용 내용 등을 요구한 것을 두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진상조사를 위한 감사원장의 국회 출석도 요구했다.

11일 오전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위 국감에서 "감사원이 전례없이 7100명에 이르는 공무원의 2017년 이후 5년 간 KTX와 SRT 탑승내역 전체를 요구했다"며 "지금 감사원의 행태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에 대한 노골적인 사퇴 압박"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앞서 코레일과 SRT에 감사원에 제출한 관련 자료 일체를 요청했으나 성명과 등을 모두 지운 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왜 감사원이 코레일과 SRT에 이런 자료를 요청했는지와 감사원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여부를 확인하려면 자료를 정확히 살펴야 한다"며 "감사원장을 국토위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감사원은 코레일과 SR에 7131명의 2017년 이후 5년간 열차 탑승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탑승 일자와 출발·도착 장소, 시각, 열차명, 운임과 반환 여부 등이 포함됐으며 사적 이용기록도 담겼다.

7131명 명단에는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과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에선 이들이 직을 맡았던 기간 이외 민간인 시절 이용내역까지 받은 것을 지적하며 '민간인 사찰'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임원은 통상 2~3년 근무하는 데 5년 자료 제출 요구면 민간인 신분일 때 기간까지 포함되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민간인 사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맹성규 의원은 "제출 가능한 자료가 아닌데 제공했다면 법 위반으로 담당자 고발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 측은 홍기원 민주당 의원의 "관련 법 위반 사실 여부를 검토한 뒤 제출한 것이 맞느냐"는 질의에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에 따른 것이다. 법 판단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감사원이 요구하면 개인정보나 사적 이용내역이라도 모두 제출해야 하느냐"고 묻자 "감사원 내부 규칙 등에 따라 요청하면 제출할 수 있다"고 재차 답했다.

홍 의원은 정해진 질의 시간이 끝난 뒤에도 "코레일이 정확한 답변을 거부한다"며 질의를 강행했다. 이에 일부 여당 의원은 질의 시간을 지켜달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그동안 지켜왔던 사무처리 규칙과 제출과정은 내부적으로 다시 검토해보겠다"며 "앞으로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법무 기관을 통해 이중으로 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종국 SR 대표이사도 "자료제공 시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