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억 사업도 청장 패싱"…서울조달청, 전결규정 위반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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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 사진제공=뉴시스

서울지방조달청이 내자구매 계약과정에서 권한이 없는 공무원이 낙찰자를 선정하는 등 위임전결 규정 위반율이 1년간 78% 수준인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205억원 규모의 정수장 증설사업 계약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적극 행정이 위축되지 않도록 실현 가능한 행정규칙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2021년 8월 서울지방조달청의 내자구매 적격심사 결과 전체 78%(924건 중 718건)이 위임전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자는 국내에서 생산·공급되는 물품과 일반용역, 임대차를 뜻한다.

권한이 없는 4·5급 공무원이 수억원대의 사업 718건을 임의대로 결재했다는 취지다. 실제 서울지방조달청이 2020년 12월 개찰했던 205억원 규모의 여주통합정수장 증설사업 역시 지방청장이 아닌 과장급 공무원의 결재로 계약이 진행됐다.

'조달청과 그 소속기관 위임전결 규정'에 따르면 서울지방조달청이 경쟁계약에 대한 낙찰자 선정 및 계약 체결·해지 시 사업 추정가격 10억원 이상은 지방청장이 결재한다. 추정가격 1억~10억원은 과장(팀장)급이, 1억원 미만의 경우에만 4·5급이 한다.

적격심사 전산결재 시스템을 구축한 후에도 서울지방조달청의 미준수율은 절반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자시스템이 도입된 지난 7월7일~이달 14일 서울지방조달청의 규정 미준수 건은 59건으로 전체 117건 중 50.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규정 위반율인 37.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조달청에 따르면 이 기간 전체 528건 중 199건의 미준수 사례가 있었다. 조달청은 위임전결 규정 준수를 위해 올해 7월부터 해당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장 상황을 고려한 행정규칙 개정 역시 이번 기회에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현행 인력과 시스템상 준수하기 어려운 규정을 명시해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을 막는다는 우려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다.

김주영 의원은 "205억원 규모 사업조차 지방청장이 아닌 담당 과장이 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위임전결권자가 훈령에 의해 명확하게 규정됐음에도 권한 없는 자의 결재를 통해 수많은 계약이 진행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계약의 공정한 입찰과 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조달계약의 신뢰성을 무너뜨린다"며 "조달청은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현장의 현실성을 반영한 행정규칙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박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이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을 상정하고 있다. 이날 기재위에서는 2022년도 국정감사 보고 및 서류제출요구의 건 및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 등을 처리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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