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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가전략기술 육성 및 메타버스(가상융합경제) 선도를 위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대신해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야의 '검사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갈등 여파로 파행 수순을 밟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쟁 현안이 해결된 이후로 법안 심사를 미루자는 입장을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합의한 의사일정 파기라며 반발했다.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이 예상됐던 망 사용료 법안 심사도 미뤄질 전망이다.
20일 과방위 2소위 '무산' 수순… 국민의힘 "미루자" vs 민주당 "예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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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19일 과방위에 따르면 오는 20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의 개최 여부와 상정 안건은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영식 의원이 2소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국회 상황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인수청문회 일정을 이유로 회의를 미루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김영식 의원은 지난 18일 "민주당 측의 검찰 수사권 폐지, 공영방송법 개정안 강행 처리가 예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장관 인사청문 요청안이 접수돼 있는 상황이라 법안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심도 있는 법안 심의를 위해 긴급한 현안이 해결된 이후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소위를 재개하자는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회에서 민생 현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여야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2소위 취소 요구에 반발한 데 따른 대응이다. 조 의원은 같은 날 "국민의힘 과방위는 20일에 열기로 합의한 2소위 일정을 느닷없이 취소하자고 한다. 이미 회의 날짜를 정해 대외적으로 공지했고, 테이블에 올릴 안건 합의까지 거의 마쳤는데 일방적으로 회의를 열지 못하겠다고 한다"며 "국힘의 무책임한 태도에 법안은 쌓이고, 정부와 ICT, 방송 분야 관계자들은 지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미 합의한 의사일정마저 취소하자며 잡았던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이념이나 진영에 전혀 무관한 ICT 현안 법안들은 제자리에 멈춘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2소위 계류 법안은 344건으로 민주당이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1소위(74건)에 비해 5배 정도 많다.

'망 사용료' 법안 심사 밀리나… 여야, 입법취지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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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2소위가 파행됨에 따라 상정이 유력했던 망 사용료 법안 심사도 밀리게 됐다. 망 사용료 법은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대한 망 사용료 지불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넷플릭스를 겨냥한 입법 규제로 '넷플릭스 법'으로도 불린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듬밴드와 망 사용료 지불을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 1심 법원이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주며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를 내라고 명했지만, 넷플릭스는 불복해 항소했다.

민주당 전혜숙·김상희·이원욱, 국민의힘 김영식·박성중,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각각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망 사용료 지불을 위한 망 이용 계약 체결 근거를 마련하고 지급 거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망 사용을 위한 계약 체결과 정당한 대가 지급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발의 취지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속한 인터넷기업협회는 망 사용료 강제 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사들의 단체인 통신사업자연합회는 망 사용료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양측은 각자 입장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방위의 법안 심사 일정 자체가 상당 기간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여야의 정쟁 국면이 길어질 경우 전반기 국회가 그대로 마무리될 수 있어서다. 5월 또는 6월부터 하반기 국회가 시작될 경우 상임위 재배치로 과방위원 상당수가 교체된다. 과방위원장과 여야 간사 선임과 회의 일정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