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500억 투입 '계약학과' 흔들...'나 몰라라' 채용포기 74.5%

[the300]

국내 기업과 대학이 공동 운영하는 '계약학과' 사업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5년간 약 500억원에 육박하는 관리비가 투입됐지만 의무근무 기간 미준수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계약학과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505억 59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학생등록금 272억 9300만원, 학과운영비 195억 3600만원, 사업관리비 37억 3000만원이 들어갔다.

계약학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동시채용형'과 '채용조건형'의 경우 등록금 100%가 지원된다. 정부 예산이 상당 부분 지원되는 만큼 정책 목적 달성 차원에서 6개월 이상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형 일반형'은 졸업 후 1년, 취업과 동시에 입학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형 동시채용형'과 중소·중견기업 채용예정자를 지원하는 '채용조건형'은 졸업 후 2년간 협약기업에서 의무 근무를 해야한다.

하지만 졸업인원 중 의무근무 미준수자 비율은 재교육형 (일반형)의 경우 2017년 15.9%에서 2018년 23.7%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무근무가 진행 중인 2019년 19.6%, 2020년에도 벌써 13%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교육형 (동시채용형)은 2017년 50%, 의무근무 기간이 남아있는 2018년 졸업자의 31.6%, 2019년 35.1%, 2020년 22.2%가 이미 직장을 그만둔 상태다. 채용조건형의 경우가 상황이 가장 심각한데 지난해 미준수자 비율도 무려 43.2%에 달했다.

이런 의무근무 기간 미준수가 발생하는 주요 요인은 회사사정으로 인한 부분이 컸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해당 기간 재교육형 (일반형)은 회사사정으로 인한 의무기간 미준수가 73%, 재교육형 (동시채용형) 62.9%, 심지어 채용조건형은 무려 93.8%로 집계됐다.

이를 사유별로 분석한 결과 재교육형 (일반형)의 경우 회사사정으로 인한 의무기간 미준수자 286명 중 '권고사직'이 224명 (78.3%)으로 가장 많았다. 불가피한 사정이라고 볼 수 있는 '폐업'은 14명 (4.9%), '사업장 이전으로 인한 원거리 발령'은 36명 (12.6%)에 불과했다.

채용조건형의 경우 회사사정으로 인한 미준수자 106명 중 무려 79명 (74.5%)이 회사의 '일방적인 채용포기'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정훈 의원은 "산업계 수요를 선반영하여 중소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칭을 해소할 수 있는 유용한 정책적 수단인 만큼 실효성 제고가 시급하다"며 "채용포기나 권고사직 등으로 직장을 얻지 못 하거나 일자리를 상실한 사업 대상자를 후속 관리하여 다른 유사업종의 기업과 적극 매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정훈 의원/사진=신정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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