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과학인 사기진작? '애물단지' 전락한 사이언스빌리지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사진=사이언스빌리지 홈페이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과학기술인들을 위한 실버타운으로 조성한 '사이언스빌리지' 사업이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이언스빌리지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노트에 기재된 바 있다.

30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과학기술인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빌리지의 2019~2020년 적자는 27억4700만원이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17억8000만원으로 전년(9억600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연도별 입주 건수는 2019년 8건, 2020년 29건, 2021년(3월 기준) 5건이다. 총 240실 중 42실의 입주만 완료된 상태다. 공실률이 83%에 달한다.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과총)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지출한 사이버빌리지 관련 이자 총액은 5억1150만원이다. 과총은 임대료 수입 등으로 조성된 경상비로 이자 비용을 지출했다.

대전 유성구 대덕대로에 위치한 사이언스빌리지는 SK텔레콤 200억원, 세금 160억원, 과총 100억원 등 총 460억원을 투입해 2019년 완공됐다. 지하 2층, 지상 10층 등 240실 규모로 골프연습장과 영화감상실, 헬스장, 노래연습장 등 시설을 갖췄다.

당초 건립 취지는 과학기술인 사기 진작과 복지 증진, 교류 활성화 등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당시 졸속으로 기획하면서 고액의 임대보증금과 월 부담금, 제한적인 입주기준 등으로 과학기술인들에게 외면받았다는 게 양 의원의 지적이다.


사이언스빌리지에 입주하려면 과학기술인 유공자이거나 관련 법에서 정한 과학기술인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단독 취사와 독립생활이 가능한 60세 이상 조건에도 부합해야 한다. 평형(전용면적 11.51~19.54평)에 따라 9000만~1억6500만원대 보증금을 내야 한다. 최대 월생활비는 1인 158만원, 2인 218만원이다.

당초 SK텔레콤은 사이언스빌리지에서 U-헬스케어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었으나 2015년 8월 운영권을 포기했다. 소유권과 시설 운영권은 과총에서 과학기술인공제회로 넘어갔다. 소유·운영권이 과학기술인공제회로 넘어간 이후에도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은 과총이 부담하고 있다. 소유·운영권 이전 시 이자 비용에 대해선 별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양정숙 의원은 "최근 2년간 누적 적자 27억4700만원을 과학기술공제회가 떠안고 있으며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는 과총이 부담하고 있다"며 "과학기술인을 지원하겠다던 사업이 오히려 국민과 과학기술인들에게 피해를 안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으로 무리하게 시작된 사업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부담과 고통을 주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사이언스빌리지뿐 아니라 국정농단으로 추진된 사업들에 대한 폐해를 낱낱이 조사하고,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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